로또 온라인 구매 회당 5000원까지만…계좌이체로만 가능

사진=뉴스1

정부가 내년 말부터 로또 복권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할 예정인 가운데, 1인당 구매는 5000원까지만 허용하기로 했다. 신용카드로는 살 수 없고 계좌이체만 허용한다.

정부는 14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사행산업 건전화 대책을 확정했다.


이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전통적 의미의 사행산업만 해마다 6.3%씩 팽창한다"며 "건전한 사행산업이라는 것이 가능한지, 형용 모순은 아닌지 고민은 있습니다만, 우리 사회가 수용 가능한 범위로 유도해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인구 대비 도박중독자를 뜻하는 도박 중독 유병률은 한국이 5.1%이다. 영국(2.5%), 호주(2.3%), 프랑스(1.3%) 등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할 때 크게 높은 편이다.

도박의 사회적 비용은 총 78조 원, 1인당 비용은 약 2631만 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사행산업 시장 규모가 2년 연속 20조원을 초과해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책은 카지노, 경마, 경륜·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소싸움 등 7대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를 재설계하고 사행 심리 확산을 막는 데 중점을 두고 마련됐다.

우선 정부는 로또 온라인 판매의 비중은 5%로 제한하고 1인당 1회 구매는 5000원 이하로 묶기로 했다. 온라인 판매가 가진 확산성을 고려한 조치다. 정부는 제4기 수탁사업이 시작되는 내년 12월 2일부터 로또 복권을 인터넷으로 판매한다.

또 결제 수단은 신용카드 등은 금지하고 계좌이체만 허용한다. 아울러 GS 가맹 편의점 등 법인 판매점은 점차 축소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는 파워볼 등 전자복권도 결제 수단이 계좌이체로만 제한된다. 현재는 신용카드와 휴대폰 등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다.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과 전자복권의 1일 구매 한도는 각각 60만원, 30만원에서 30만원, 15만원으로 50% 하향 조정된다. 스포츠토토 1회당 한도 역시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축소된다.

아울러 정부는 경륜과 경마 등 사행산업에서 전자카드 사용 목표를 5%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마사회와 체육진흥공단의 목표치는 각각 30%, 25%로 잡히게 된다.

전자카드는 도박 중독 등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입증됐다. 앞서 2010년 동대문 경륜장과 인천경마장에서 전자카드 의무사용 시범 사업을 벌인 결과 도박 중독 발생률과 구매 상한 위반 건수가 각각 35.3%, 70% 감소했다.

정부는 사행산업 매출총량제도도 재설계하기로 했다. 매출총량제는 매출액이 한도를 넘어서면 이듬해 매출 총량의 한도를 줄이는 등의 규제를 가하는 제도다. 사행산업 매출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11.0% 증가했지만, 정부가 2008년 매출총량제를 도입하고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연평균 4.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2014년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목표 비중이 0.54%에 고정돼 있는데, GDP 규모가 커짐에 따라 매출총량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2014년 이전에는 목표 비중이 해마다 낮아졌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매출총량제 설정 기준을 '업종별 전년도 순매출액'에서 '업종별 전년도 순매출에서 매출총량 초과금액을 삭감'으로 개선한다. 또 매출총량제를 어기면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영업정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부는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마사회 대전 마권 장외발매소(월평동 화상경마장)의 경우 2021년 1분기 일단 폐쇄를 한 뒤 이전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병행해 폐쇄 시한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도 하기로 했다.

앞으로 장외발매소를 신설하거나 이전할 때는 지역사회와 사전 협의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장외발매소를 폐쇄할 때도 사후영양평가를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