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송파·성동구, 거래량·집값 '쌍끌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이후 급감했던 주택 거래량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송파구, 성동구 등 주요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도 급등세다. 이들 지역은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당분간 매매가 상승세와 거래량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2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7467건으로 전월(6484건) 대비 983건 증가했다. 지난 10월(3798건)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거래량은 올 5월부터 8·2 대책이 나온 8월까지 10만건을 웃돌다 9월(8259건)과 10월(3798건)에 급격히 줄었다. 이후 11월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거래는 이달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9359건)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이달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강남구로 651건을 기록했다. 송파구가 588건으로 뒤를 이었고 노원구와 양천구도 각각 547건, 480건에 달했다. 서초구도 396건을 기록하는 등 강남 3구에서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8·2 대책 이후 각종 규제 강화로 거래가 위축됐다 집값이 상승세를 지속하자 거래가 점차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주요 자치구의 집값 상승세도 매섭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적으로 평균 0.13%, 서울이 0.62% 올랐지만 서울 주요 지역에선 1%대 상승률을 보인 지역들도 적잖았다. 강북에선 광진구(1.39%)와 성동구(1.13%)의 매매가 상승폭이 강북 평균(0.53%)을 웃돌았고 강남에서도 강남구(1.06%), 송파구(1.20%)가 강남 평균(0.70%)보다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울 편중 현상은 부산, 대구 등지와 비교해도 선명했다. 같은 기간 부산은 매매가가 0.05% 하락했고 부산 아파트값을 주도했던 해운대구도 0.18% 떨어졌다. 대구도 매매가가 0.14% 상승하는 데 그쳤고 수성구의 상승률도 0.20%에 불과했다. 세종의 매매가 상승률도 0.03% 수준이었다.


연간(1~11월)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봐도 성동구(6.3%), 마포구(6.0%), 강남구(5.6%), 용산구(5.2%), 서초구(4.9%), 송파구(5.3%) 등지가 서울 평균(4.7%)을 웃돌며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선 서울 강남권과 강북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거래량이 회복되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주택 보유세 인상 가능성 등 규제 카드가 아직 남아 있지만 이들 지역의 차별적 상승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서울의 차별적 상승은 추가 주택공급 부족으로 수요공급상 수요가 우위인 시장이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로 집중하게 되고 향후 재건축 추진 대상 아파트들에 대한 매수세가 몰린데다 고교입시제가 개편되는 등 영향이 작용한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