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재건축안 서울시 심의 통과 불발 '새해 재도전'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최고 높이를 49층에서 35층으로 낮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시는 지난 28일 열린 제24차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서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심의했지만 '보류' 판정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가 서울시 기준에 부합한 층수를 제시했지만 기부채납(공공기여) 규모, 건축물의 배치, 도로 계획 등 모든 사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이번에 보류됐다"며 "도계위 소위원회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먼저 한 후 본회의(전체 회의)에 재상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원회 회의는 은마처럼 점검할 사안이 방대한 안건에 대한 논의를 세부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열린다.

은마의 정비계획안은 법적 상한 용적률 299.9% 이하, 건폐율 50% 이하를 적용받아 최고 층수 35층 5905가구(임대 800가구 포함) 아파트를 짓는 게 골자다. 은마는 대치동 316 일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해 있고 최고 14층 높이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은마는 당초 최고 높이 49층에 6054가구를 재건축할 계획이었다. 이는 2014년 발표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에서 규정한 주거지역 기준 '35층 이하'인 층수 제한을 위배한 것이라서 논란이 많았다.

지난 8월 서울시가 이례적으로 은마 정비계획안에 '미심의' 판정을 내림에 따라 은마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 10월 주민 투표를 거쳐 층수를 낮췄다. 서울시 도시계획에 정면 배치된 초고층 정비계획안으론 빠른 심의 통과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정비업사업 전문가들은 은마 재건축안이 최고 높이를 낮춰도 한번에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올해 도계위는 이번 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돼 은마는 내년 이후 재상정을 기약해야 하고, 새해에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 그물망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은마의 재건축 사업 진척을 위해선 소위원회와의 협의가 얼마나 빠르게 마무리되느냐가 관건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소위원회를 신속히 접촉하고 대책 강구 및 최상의 협의점을 찾아 본 회의에 최대한 빠르게 상정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안내했다.

한편 은마아파트 인근 강남구 대치동 63번지 일대 대치우성1차아파트는 최고 층수 35층 이하·총 725가구 규모로 추진하는 재건축안이 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