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매출액 두 배로…삼성전자, 아프리카 시장 '드라이브'

삼성전자가 아프리카에서의 매출 규모를 5년 내 두 배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저가 경쟁이 여전히 심한 시장이지만 젊은 소비계층이 떠오르고 있는 만큼 브랜드와 품질로서 승부해 승산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17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현지 거래선 대상 설명회를 열고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매출 규모를 5년 내 두 배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일부 외신에서는 삼성전자 글로벌 매출액 중 아프리카 지역 비중을 현재 10%에서 5년 내 20%로 올린다고 표현했지만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와 같은 수치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성혁 삼성전자 아프리카총괄(전무)은 "아프리카는 미래에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며 "삼성 제품에 대한 수요는 아프리카 내 더 큰 TV와 더 큰 스마트폰 화면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법인장을 역임한 윤 전무는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승진, 이번에 신임 아프리카총괄을 맡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0년 전만 하더라도 81.3cm(32인치)형 TV에 주력했던 소비자들은 이제 139.7cm(55인치)~1651cm(65인치)형 TV를 사기 시작했으며 휴대폰 사용자들도 더 이상 7.6cm(3인치)형 모바일폰 화면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아프리카 전역에 걸친 연결성 증대는 고속 성능이 탑재된 모바일 기기 수요를 더욱 증대시킬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중국산 등 저가제품과의 경쟁은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윤 전무는 "가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지만 우리는 품질을 포기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 년 간 이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내진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 매출 비중은 2014년 21.6%(29조8140억원), 2015년 21.6%(29조1473억원), 2016년 21.0%(28조1021억원) 등 3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비중도 20.5%다. 삼성전자는 아프리카 지역만의 매출액 비중과 규모는 따로 공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 삼성전자가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매출액 증대에 드라이브를 건 것은 향후 시장성이 충분하다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발간한 '2018년 수출 전망 및 지역별 시장여건'에 따르면 아프리카 전체 도시 소비층은 2040년까지 2억5000명 이상으로 확대되고 소비시장 규모도 2조 달러(USD)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라인 매체에 익숙한 젊은 층이 주요 소비계층으로 부상, 브랜드, 트렌드, 품질 중심으로 소비 경향이 변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같은 변화를 반영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블로그(뉴스룸)을 개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 등 글로벌 주요 거점별로 자사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이번 뉴스룸 개설을 통해 아프리카 소비자들에게 더 빠르고 현지 특화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란 기대다.

삼성전자는 또 2011년부터 아프리카 농어촌 지역에 스마트스쿨과 E러닝센터를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 상위 100개 브랜드의 가치 평가를 위해 진행되는 설문인 '2016/2017년 브랜드 아프리카 100:아프리카 최고 브랜드'에서 1위로 선정됐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자 기회의 땅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하다"면서도 "다만 반정부 시위 등이 빈번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 아직까지 시장 성장률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