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초 폐교 잠정보류…서울교육청 "학교 정상화 최선"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서울은혜초 입구.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폐교를 추진하던 서울은혜초등학교가 17일 이를 잠정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했다. 그동안 예고했던 오는 2월28일 폐교 강행은 잠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은혜초는 지난 12월28일 갑작스럽게 폐교 결정을 통보해 재학생·학부모들의 공분을 샀던 사립초등학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은혜초가 폐교 진행 절차와 관련해 교육청이 요구하는 여건을 갖출 때까지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학교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폐교 인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다 밟을 때까지 학교를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그동안 우려했던 것과 달리 이번 공문 내용에서는 학교 정상화에 대한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며 "앞으로 학교법인 측과 만나 이를 위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종로구 교육청에서 비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안에 대한 향후 입장도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은혜초가 지속적인 신입생 미달에 따른 재정적자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폐교인가를 신청하기는 했지만 어떠한 이유라도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은혜초는 이런 대책도 전혀 마련하지 않았고 설립·폐교인가 주체인 서울시교육청과도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절차적 정당성 없는 폐교 불가 방침을 명확히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선 지난 11일 은혜초 학교법인에 학교폐지 인가 신청을 최종 반려한 바 있다.

또 현재 은혜초가 수업료 수입만으로도 학교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고 이를 독려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은혜초가 폐교를 추진하는 사유는 순전히 재정 악화"라며 "지난해 결산서를 보면 수업료 수입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교 측과 이런 부분에 대한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폐교인가 없이 무단으로 학교 문을 닫을 경우에는 엄정 대응키로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구성원의 이해나 협의, 고려 없이 폐교를 강행한다면 (초·중등교육법 위반을 근거로)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월초까지 은혜초와 학교정상화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오는 3월2일 정상적으로 개학하려면 한달 전인 2월초까지는 협의가 끝나야 한다"며 "앞으로 학교 정상화를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관련법 개정에 대한 필요성도 역설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학생과 교사는 나몰라라 하며 학교 문을 닫고 재산은 법인 측에 귀속시키는 잘못된 폐교는 안 된다"며 "앞으로 이런 방식의 폐교를 막기 위해서는 관련된 사립학교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교육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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