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청각신경병증 야기하는 ‘난청 유전자’ 발견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연구진이 후천적으로 청각신경병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를 규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은 후천적으로 청각신경병증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 변이를 발견하고, 이 유전자 변이가 발견될 경우 인공와우이식수술 후 우수한 경과가 관찰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청각신경병증은 난청 질환의 일종으로 말소리 인지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원인은 저산소증, 감염, 핵황달, 세포독성 약물의 사용, 유전적 소인 등 매우 다양한데,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유전성 청각신경병증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거의 없었다.

이번 연구는 출생 시에는 정상 청력이었으나 후천적으로 난청 증상을 보이는 106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최 교수팀이 대용량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통한 유전자 진단을 시행한 결과 청각신경병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3명 중 2명에서 동일한 ATP1A3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해, 이 돌연변이가 한국인 후천적 유전성 청각신경병증의 중요한 원인 인자임을 밝혀냈다.

그동안 ATP1A3 유전자 돌연변이는 CAPOS 증후군(소뇌실조, 무반사, 요족, 시신경병증,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열 등에 의해 촉발돼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의 원인 유전자로만 알려져 있었다.

또 ATP1A3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환자 두 명 중 한 명은 CAPOS 증후군에 해당하는 증상과 징후를 보인 반면에, 다른 한 명은 난청이 거의 유일한 증상이었다. 이는 동일한 돌연변이가 CAPOS 증후군이 아닌 청각신경병증만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후천성 청각신경병증의 중요한 유전적 원인을 규명할 수 있었고, ATP1A3라는 특정 돌연변이의 유전진단 결과로 인공와우이식수술 결과를 예측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 의학 학술지(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