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가자' 증시활황에 외국기업 韓상장 군침

국내 코스닥 시장 활황에 힘입어 미국·일본 등 해외기업들이 다시 앞다퉈 국내 증시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다국적 외국기업들이 유입되는 글로벌 거래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 달 초 미국 안과질환 유전자 검사기업 아벨리노랩과 상장 주관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나스닥과 코스닥 상장을 두고 저울질하다 최근 국내 공모시장에서 바이오업종의 기업가치가 빠르게 올라가자 코스닥 상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벨리노랩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진단하는 검사기기를 개발했다. 라식이나 라섹 등 각막에 상처를 내야하는 시력 교정술을 받을 경우 시력이 급격하게 나빠지게 돼 실명에 이르는 '아벨리노'라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내는 핵심 기술을 갖췄다. 적자기업이지만 IB업계 일부에선 아벨리노랩의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도 가능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9월 말 미국 헬스케어 기업인 KPI헬스케어와 주관계약을 체결했다. KPI헬스케어는 미국 소재 한상 기업으로 초음파 의료기기 리퍼비시(재정비) 제조 및 유통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400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나스닥 상장을 고려하던 미국 소재 바이오기업들이 최근 코스닥 상장으로 선회한 이유는 국내 증시의 바이오기업 밸류에이션이 나스닥을 훨씬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바이오 관련주들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의 바이오업종 PER(주가수익비율)은 80배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나스닥 헬스케어 업종 평균 PER은 20배 내외정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초 코스닥에 상장한 티슈진 주가가 두달여만에 공모가의 두 배를 상회하는 등 바이오기업에 우호적인 대외환경이 올 초 증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증시에서도 헬스케어 업종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스닥의 폭등세에 비할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아벨리노랩 외에도 연내 일본 면세점 운영업체 JTC, 이탈리아 화장품 인터코스 등의 해외기업 IPO를 준비하고 있다. 2016년 해외기업 7곳 상장 이후 지난해 주춤했던 해외기업 IPO가 올해 증시에는 다양한 업종·국적으로 활발하게 전개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 상장을 희망하는 중국 기업에 대해 심사 절차를 강화하면서 해외기업 상장이 두 곳에 그쳤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중국기업에 대한 매출 실재성 확인절차를 강화하면서 외국기업 상장건수가 감소했다"며 "올해는 자체 조사 결과 10곳 이상의 해외기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이중 최소 절반 이상이 코스닥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