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금고 입찰공고 임박…'2금고'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지난 2015년 3월 열린 우리은행 서울시금고 100주년을 기념식 장면. /사진제공=우리은행

예산 32조원 규모의 서울시금고 경쟁이 이달 말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그간 1개 은행이 맡아 왔던 시금고 은행의 복수 전환 여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르면 이달중 시금고 은행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5월쯤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시금고에 선정되는 은행은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4년간 서울시 예산과 기금, 세금 등의 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올해 서울시 예산은 31조8000억원(기금 포함)으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시금고로 선정될 은행은 이를 굴릴 수 있는 자격에 더해 서울시 공무원과 가족 등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효과도 누리게 된다.

입찰 공고가 나지도 않았지만 우리은행과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은행은 1915년부터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홀로 시금고 자격을 유지해왔다. 우리은행은 서울시금고 수성에 사활을 걸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임기 실질적인 첫 해 성과를 가늠하는 과제인 만큼 지난달 27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서울시금고 수성을 전략과제로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신한·KB국민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서울시도 다른 광역지자체처럼 '복수' 금고제로 전환하는 것을 1차 과제로 삼고, 이번 입찰 공고에 반영되도록 서울시를 대상으로 설득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시금고의 복수 전환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1개 은행이 금고를 맡는 '단수' 금고제를 운영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시의 입찰 공고가 한 달 가량 미뤄진 것도 서울시가 시금고를 단수로 유지할지 복수로 유지할지 고민이 깊어진 탓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용역을 통해 외국의 지자체 금고제도 운영을 비교 연구해 왔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서울시 입장에서도 100년 넘게 시금고 역할였던 우리은행 대신 다른 은행을 시금고로 선정할 경우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수 시금고 입찰시 사실상 타 은행은 선정되기 쉽지 않다"며 "대신 시금고를 복수 체제로 전환해 다른 은행의 진입 및 경쟁 환경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