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복관세 피한 日 "안심하긴 이르다"

이번 주 초 상원 인준을 받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2017년 3월 1일(현지시간) 워싱턴 상무부 청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처의 정책변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로스 장관은 이날 중국 등 교역상대국들과 기존 무역의 룰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발 '보복관세'를 피한 일본이지만 안심할 분위기는 아니라는 평가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수입 제한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철강회사인 JFE스틸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JFE홀딩스가 예상치 못한 위험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산 철강이 아시아 시장에 유입될 경우 아시아 내 철강 가격이 급격히 떨어질 뿐더러 미국의 강력한 보호장치가 미국 시장 진출을 어렵게 할 수 있어서다.

JFE는 철강 가격 인상에 힘입어 2017회계연도 1~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실적 개선에 웃던 JFE는 '트럼프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신문은 "JFE의 주력 시장이 아시아이기 때문에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양이 많지 않지만 두 가지 경로로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우선 중국산 철강의 아시아 시장 유입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이 생산한 철강은 8억톤으로 전세계 철강 생산량의 10%를 차지했다.

이번 미 정부의 중국산 철강 제품 관세가 실현될 경우 미국에 수출되던 중국 철강이 대거 아시아 시장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에서 거래되는 철강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JFE로선 실적 악화의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미국이 자국 시장을 보호하겠다며 외국 기업 진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JFE는 북미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미국에 공장 건설을 포함한 각종 투자를 검토중인데 미국이 자국 시장을 보호하겠다고 외국 기업에 까다로운 조건을 적용하면 사실상 JFE의 미국 진출은 무산된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보복관세 추진을 놓고 신문은 "최대 표적이 중국이지만 일본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관세) 대상"이라며 "이는 '무역전쟁'으로 발전하고 세계 무역이 대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노골적으로 보호주의적 조치를 취하는 데 대해 오는 11월 예정돼있는 중간선거가 주된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철강 산업이 번성했던 중서부를 중심으로 지지층을 다지려 한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