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키우는 연어…배고픈지 배부른지 감지해 먹이 조절까지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노르웨이산 연어 모습. /사진=링가락스 홈페이지.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흰 줄무늬가 고르게 섞인 오렌지 빛깔의 통통한 연어 살. 노르웨이산 연어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국내 수입된 연어의 40%가 노르웨이산이다.

그런데 이 노르웨이 연어를 키우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AI)이다. 2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노르웨이 연어 양식업체 링가락스(Lingalaks)는 AI를 이용해 연 300만 마리(약 1만1000톤)의 연어를 양식한다.

AI는 양식장의 수온과 산소 농도를 감지할 뿐 아니라 연어가 먹이를 먹는 패턴까지 정밀 분석해 자동으로 먹이를 준다. 연어는 특정 주파수의 소음을 방출하는데 배가 부르면 소음 방출이 줄어든다. AI가 이 신호를 감지해 연어가 배가 부른지, 고픈지 확인하고 먹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링가락스는 AI 도입으로 양식장 연간 유지비용의 5%인 130만달러(약 14억원)를 줄였고 이 시스템을 적용한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들은 연간 총 1억6600만달러(약 18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링가락스의 연어 양식장 모습. /사진=링가락스 홈페이지.

올레 폴케달 노르웨이 해양연구소 박사는 "연어가 매일 먹는 양은 변화폭이 무척 큰데 AI를 통해 적당량을 맞춘 먹이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연어양식 매출이 많은 노르웨이에서는 관련 스타트업이 성황이다. 스타트업 ‘케이지아이’는 링가락스 같은 양식장 수백 곳에 AI 솔루션을 공급한다.

아쿠아바이트라는 스타트업은 기존 양식장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 영상을 AI가 분석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AI가 영상을 분석해 연어에 치명적인 기생충 ‘바다물이’(Sea lice)를 감지하는 것. '연어 에이즈'로 불리는 바다물이에 감염된 연어의 폐사율은 90%가 넘는다. 스타트업 ‘스팅레이’는 현재 사람이 일일이 제거하는 바다물이를 제거하는 레이저 기술을 선보였다. 연어 비늘이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해 레이저를 반사하고 바다물이만 죽이는 것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AI의 도입으로 올해 연어 생산량이 전년대비 9%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바다물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면 연어 생산량은 현재보다 5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