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아직 과열이 아니다?(4)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br>

지난 편에서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미국의 과소비 탓이라는 설명을 드렸습니다. 미국의 경기가 과열되었다는 것은 과소비가 심해진다는 뜻이고 무역적자가 가속도를 내며 증가하는 현상을 낳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하는 '불공정 무역행위' 탓이 아니란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 정책으로 수입을 억제하면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만 커진다는 점도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과 동시에 대대적인 재정부양 정책까지 펼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뜩이나 경제가 능력 이상으로 가동되는 과열 상태인데 감세와 지출확대로 수요를 더 진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미 미국의 정부부분은 과소비와 만성적 무역적자의 핵심 주체입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미국 정부는 거의 항상, 만성적으로 ‘돈이 부족한’ 경제주체 역할을 해 왔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중립적이며, 경기 사이클에 따라 차입주체(재정부양)와 저축주체(재정긴축)를 오간다"고 하는 교과서의 설명은 전혀 들어맞지 않습니다.

미국 가계부문의 경우도 닮아 갑니다. 교과서는 가계부문이 "항상 저축주체로서 기업부문에 자금을 제공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저축공급의 역할이 매우 미약해져 있습니다. 지난 2000년대에는 교과서와 정반대로 정부와 함께 기조적인 차입주체 노릇을 했습니다. 정부와 더불어 빚내서 돈 쓰는데 여념이 없었다는 뜻이죠. 결국 금융위기가 터졌습니다.

이런 과소비에 거의 항상 돈을 대 주는 주체가 바로 '해외부문'입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약 4000억달러 가운데 약 70%도 그런 식으로 미국에 빌려주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전통적인 차입주체'로 교과서가 기술하는 기업부문이 미국에서는 이제 저축주체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만성적 침체에서 벗어나자는 이유로 중앙은행이 돈 풀기에 여념이 없는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보편화된 기현상입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3월 16일 (06:49)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