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수수료 평생 무료' 파격 조건…젊은층 선점 경쟁

젊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하다. 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라는 파격적인 조건부터 신용거래 대출 금리 할인, 상품권, 가방 증정 등 유인 효과도 다양하다. 비대면 계좌개설 허용으로 만들어진 젊은 세대 중심의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향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38,200원 ▲850 +2.28%)은 이달 1일부터 오는 5월31일말까지 비대면 매체를 통해 개설한 계좌에 대해 평생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3년 무료였으나 혜택을 파격적으로 높였다.


삼성증권은 광고·홍보에도 힘을 줬다. 한 방송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층에게 인기가 있는 배우 이시언과 모델 한혜진을 발탁해 대형 포털과 인터넷 배너 광고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하는)수수료 평생 무료 혜택은 처음"이라면서 "모바일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층들로부터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 중에서 '평생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은 NH투자증권 (12,310원 ▲400 +3.36%)에 이어 두 번째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평생 무료 이벤트를 진행해 총 6만1079좌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유입자금은 7650억원에 이른다. 이벤트를 하기 전 하루 평균 기준으로 신규 계좌 수는 13배, 유입자금은 11배가 각각 늘었다.

KB증권도 이달 말까지 계좌 개설일로부터 10년 동안 거래 수수료가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다. 비대면 신규 고객에 한해 제공했던 파격적인 금리 할인 이벤트는 한도 소진으로 조기 종료됐다. 신용거래 대출 이자는 사용 기간에 따라 연 4.3%~연 8.7%인데 비대면 채널 신규 고객에 대해서는 180일 동안 연 4.3%에 제공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반응이 뜨거웠지만 총 한도액 500억원과 회사의 신용한도 소진으로 어쩔 수 없기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비대면 계좌 신규 고객 대상 수수료 5년 무료 이벤트를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연장해서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신규 고객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현금 2만원, 상품권 5만원 등 최대 7만원의 경품도 준다.

대신증권은 5월31일까지 첫 계좌개설,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직접 제작한 가방과 명함지갑, 1만원권 펀드쿠폰 등의 경품을 제공한다. 모바일로 비대면 계좌를 처음 개설한 신규 고객은 자체 제작한 토드백 뿐 아니라 5년 간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증권사들이 중요한 수익원 중의 하나인 거래 수수료를 포기하면서 젊은 고객 모시기에 나서는 이유는 선제적인 투자의 성격이 짙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비대면 계좌 개설이 허용되면서 젊은 세대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며 "우수 고객 풀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벤트로 거래 수수료 수익은 줄어들 수 있지만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향후 펀드, 채권 등 더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이 처음에 한 증권사에서 거래를 시작하면 그 플랫폼에 익숙해서 다른 증권사로 이동이 쉽지 않다"며 "최근 신규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데 최소한의 방어라도 하기 위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