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中 수소차 전쟁…규제 완화·구매보조금 확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7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현대자동차그룹 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살펴보고 있다. 2018.1.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 세계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각국 정부는 수소차의 본격적인 보급을 위해 수소충전소 같은 인프라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11기로 수소차 대중화를 위해선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수소차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단 얘기다.

19일 환경부와 자동차부품연구원 등에 따르면 중국은 국가 주도로 수소차 산업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2016년 11월 '제1회 국제연료전지 포럼'에서 2020년 수소차 5000대, 수소충전기 100기 이상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에는 100만대, 충전소 1000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중국은 수소차 차량 가격을 2020년 5000만원대로 시범적으로 보급하고 2025년까지 3400만원으로 줄여 대량생산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같은 시기 일본, 한국 가격인 3500~3800만원보다 경쟁력이 높아진다.

또 중국 정부는 전기차, 플러그인차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수소차는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보조금인 20만위안(약 3400만원)을 유지할 계획이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소충전소 구축비의 60%도 대준다.

수소차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일본은 2020년까지 수소차 보급 대수 4만대, 수소충전소는 160기까지 확대해 ‘우위’를 지켜나갈 계획이다.


일본은 수소충전소 구축과 운영비를 줄이기 위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주요소(1억엔 전후) 대비 4~5배 비싼 수소충전소 건설비(4~5억엔)를 줄이기 위해 기술개발, 셀프 충전을 허용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또 기본 수익이 있는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운영하는 형태를 확대해 가고 있다.

미국도 2050년까지 신차 판매 중 수소차 비율을 27%로 올린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미국 정부는 수소 연료전지 기술개발에 자금을 투입하는 등 수소차를 위한 첨단 신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독일 역시 수소차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6년 말 50기의 수소충전소가 설치된 독일은 2019년 100여기, 2023년까지 수소충전소 400기 구축을 위한 설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비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수소차는 누적 177대 보급됐고, 충전소는 11기에 불과하다. 정부가 2022년까지 수소차 1만5000대 보급, 충전소 150기 설치를 내세웠지만 실제 계획이 이행될지 미지수다. 무엇보다 정부가 인프라 구축과 규제 완화, 민간 업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구영모 자동차부품연구원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기술개발지원실장은 "세계 수소차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며 "민간 중심의 수소차·충전소 보급 활성화를 위해 관련 부처가 함께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