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삼양식품, 오너리스크에 발목잡히나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서울 성북구의 삼양식품 본사 /사진=머니투데이 DB

삼양식품 (287,000원 0.00%)이 이른바 '오너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최근 회장 부부가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 소식이 알려지자 회사 주가는 하락 흐름을 보였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동수)는 최근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김정수 사장 부부를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삼양식품과 계열사, 협력업체 등의 임직원들도 줄줄이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전 회장 등은 오너 지위를 이용해 거액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일각에서는 범행금액을 800억원대로 추정하는데 검찰은 아직 수사 초기라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삼양식품은 라면용 박스와 라면 스프 등을 오너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를 통해 비싸게 공급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라면 박스와 라면 제품에 쓰이는 스프류를 각각 전 회장 등의 삼양푸르웰과 와이더웨익홀딩스 등으로부터 구매했는데 이 과정에서 공급가를 부풀려 전 회장 등의 배를 불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나 편법승계 정황도 들여다보는 중이다.

전 회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 소식이 알려지자 삼양식품 주가는 타격을 받았다. 이날 종가는 전일 종가 대비 5.40% 내린 7만8900원이었다. 한국거래소는 삼양식품을 상대로 '현 경영진의 횡령 혐의에 따른 검찰수사설'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한 상태다. 답변시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 회장 등은 지난주 검찰의 소환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아직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 더 특별히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모으며 최근 수년새 매출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4584억 8388만원으로 전년 대비 27.6%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433억2037만원으로 71.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