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책임지던 김생민…방송중단·편집에 사라져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방송인 김생민. /사진= 김창현 기자

방송인 김생민의 모습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김생민의 성추행 의혹 및 공식사과가 이뤄진 지난 2일 이후 이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이 김생민 지우기에 나섰다. 현재 김생민이 출연 중인 프로그램은 모두 10개로 방송 중단, 통편집 등이 이뤄지고 있다.

일요일인 8일 오전 9시30분에 방영된 SBS 'TV동물농장'에 김생민은 등장하지 않았다. 17년간 MC로 자리를 지켜왔지만 이날 김생민의 녹화 분량은 모두 편집됐다. 시청연령고지 안내 화면에서도 그의 얼굴은 제외됐다.

같은 날 오전에 방영되는 KBS2 TV '김생민의 영수증'은 지난달부터 방영을 시작한 예능프로그램 '1%의 우정'이 재방송됐다. 팟캐스트로 시작해 김생민을 인기스타로 발돋움하게 만든 해당 프로그램은 아예 방송을 중단했다.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인 만큼 사실상 폐지다.

지난 6일 방송된 KBS2 TV 대표 연예 프로그램 '연예가중계'에서도 김생민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연예가중계'는 김생민이 지난 20년간 리포터로 활약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9월에는 리포터가 아닌 인터뷰 주인공이 되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지만 성추행 의혹으로 어떠한 인사도 없이 방송에서 하차했다.

이밖에도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출발 비디오 여행' 등은 각각 김생민의 분량을 편집하거나 성우를 대체해 방송을 내보냈다.

그간 '그뤠잇', '스튜핏' 등의 유행어로 수십 편의 광고계약을 한 김생민은 '미투'(#Me too) 열풍이 번지는 시점에 성추행 사건으로 방송을 중단한 만큼 이에 대한 책임도 남아 있다.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 20여년의 무명생활을 버티고 지난해 '짠돌이' 이미지로 전성기를 맞은 김생민은 지난 6개월간 최고의 스타로 광고와 방송을 섭렵했다.

그러나 지난 2일 10년 전 회식자리에서 방송사 여성 스태프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곧바로 김생민 측이 이를 인정하며 모든 출연 방송에서 하차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