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78.84 672.08 1123.50
▲16.73 ▲12.41 ▼6.1
+0.81% +1.88% -0.54%
메디슈머 배너 (7/6~)KB설문배너 (12/03~)
블록체인 가상화폐

일회용품없이 살잔 각오…5시간만에 무너졌다

종이컵·핸드타올 등 사방이 장애물…나도 모르게 일회용품 쓰게돼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입력 : 2018.04.17 03:00|조회 : 7332
폰트크기
기사공유
한 번 장을 볼 때도 비닐과 스티로폼 등 일회용품이 꼭 사용된다/사진=유승목 기자
한 번 장을 볼 때도 비닐과 스티로폼 등 일회용품이 꼭 사용된다/사진=유승목 기자
재활용 쓰레기 수거 논란 여파로 소비자들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종이컵, 테이크아웃 컵, 컵 홀더, 비닐 등 일회용품은 우리 일상 그 자체가 됐다. 하루 중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기는 쉽지 않다.

11일 기자가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기까지 하루 동안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살아봤다. 핸드타올 등 딱 한 번만 사용하고 버려지는 것이라면 일단 무조건 쓰지 않기로 했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기 위해 텀블러와 손수건을 챙겼다/사진=한지연기자
일회용품을 쓰지 않기 위해 텀블러와 손수건을 챙겼다/사진=한지연기자

일어나자 마자 손수건과 텀블러를 챙겼다. 사무실에서 무심결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품이 종이컵과 손을 씻은 뒤 두 장씩 뽑아쓰던 핸드타올이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버려지는 종이컵 수는 약 250억개에 달한다. 이산화탄소 26만4000톤이 발생되고, 나무 약 9600만 그루를 심어야 하는 개수다.

위기는 출근길부터 시작됐다. 평소 커피전문점 앱을 이용해 미리 커피를 주문한 뒤 출근길에 바로 음료를 받아갔지만 이날은 커피를 주문하지 않았다. 미리 주문했다가는 테이크아웃 잔에 음료를 담아 건네줄 것이 뻔했다.

회사에 도착해도 사방이 장애물(일회용품) 투성이었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 손을 씻고 습관적으로 핸드타올을 뽑으려다 황급히 손을 거뒀다. 축축한 손을 그대로 높게 들고 자리까지 돌아와 준비해온 손수건에 손을 닦았다. 핸드타올보다 촉감이 훨씬 좋았고 물기도 쉽게 닦였다.

이날 하루 내내 손수건을 사용한 덕분에 평소라면 15개는 족히 썼을 핸드타올을 단 한 장도 쓰지 않았다. 뿌듯함과 달리 손수건은 금세 젖어들어 말릴 곳이 마땅치 않았다.
사무실에 돌아와 텀블러를 다시 가지고 내려가는 정성도 잠시, 일회용 빨대를 무심결에 사용하고 말았다./사진=한지연 기자
사무실에 돌아와 텀블러를 다시 가지고 내려가는 정성도 잠시, 일회용 빨대를 무심결에 사용하고 말았다./사진=한지연 기자
다부졌던 결심도 잠시, 점심식사 후 커피를 한 잔 하려다 허무하게 일회용품을 쓰고 말았다. 불과 5시간만의 실패다. 커피를 사주겠다는 선배의 말에 신나게 카페로 따라갔지만 익숙치 않은 탓에 텀블러를 깜빡했다. 사무실로 부리나케 뛰어가 텀블러를 가지고 다시 카페로 돌아갔다.

자랑스레 텀블러를 내밀고 300원 개인 컵 할인까지 받았을 때의 기쁨도 잠시, 직원이 음료와 함께 내어준 텀블러용 기다란 빨대를 무의식적으로 꽂아버렸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 가져온 텀블러에 얌전히 꽂혀있는 빨대의 아이러니한 자태가 원망스러웠다.
음료와 물을 동시에 마시려면 텀블러가 2개 이상 필요했다(왼쪽), 세제가 없다면 음료를 마신 텀블러를 깨끗이 씻어내기란 어려울 듯 했다/사진=한지연 기자
음료와 물을 동시에 마시려면 텀블러가 2개 이상 필요했다(왼쪽), 세제가 없다면 음료를 마신 텀블러를 깨끗이 씻어내기란 어려울 듯 했다/사진=한지연 기자
텀블러에 음료가 담겨있어 물을 마시고 싶어도 담을 용기가 없었다. 1시간 넘게 참다가 결국 또다른 텀블러를 개봉해 물을 따랐다. 세제가 갖춰져있지 않다면 휘핑크림이 묻은 텀블러를 바로 깨끗하게 씻어내기도 힘이 들 듯 했다.

퇴근 후에도 예상치 못한 일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집에 돌아가자마자 기자를 반긴 것은 배달된 피자. 가족이 퇴근하는 기자를 위해 준비했지만 반갑지 않았다. 이런 적도 처음이었다. 피자를 포장한 종이상자와 피자를 고정하기 위한 것 모두 종이와 플라스틱으로 한번 쓴 뒤 버려진다. 포장용기에 싸올 순 없었을까 고민해봤지만 피자가 넓게 펼쳐진 탓에 포장에도 한계가 있어 보였다. 오늘따라 피자를 마주하는 것조차 죄스러웠다.
피자를 한번 주문할 때도 종이상자, 고정용 플라스틱 등 한번 쓰고 버리는 것들이 많았다/사진=한지연 기자
피자를 한번 주문할 때도 종이상자, 고정용 플라스틱 등 한번 쓰고 버리는 것들이 많았다/사진=한지연 기자
피자를 포기하고 샐러드를 먹겠다는 생각으로 마트를 찾았다. 간편하게 포장된 샐러드는 백이면 백 플라스틱 용기라 바로 마트로 향했다.

하지만 마트에 깔린 채소는 이미 한번씩 비닐 포장돼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장바구니를 들고 간 손이 무색해졌다. 결국 채소를 하나씩 골라 담을 수 있는 동네마트로 가 흙 묻은 감자를 그대로 장바구니에 넣어버렸다. 계산대에 선 점원이 기자를 아래 위로 훑어보더니 순식간에 감자를 비닐에 넣어줬다.
채소가 모두 이미 포장돼있다(왼쪽)비닐을 쓰지 않으려 초라한 쇼핑을 했지만, 점원의 빠른 손동작에 감자는 순식간에 비닐에 쌓여버렸다./사진=한지연 기자
채소가 모두 이미 포장돼있다(왼쪽)비닐을 쓰지 않으려 초라한 쇼핑을 했지만, 점원의 빠른 손동작에 감자는 순식간에 비닐에 쌓여버렸다./사진=한지연 기자
이미 집에 사둔 음식외에 새로운 음식을 사거나 배달해 먹는 것은 일회용품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저녁시간을 훌쩍 넘겨버려 이대로 체험을 종료했다. 이날 기자는 결국 저녁을 굶었다.

다만 새로운 손수건과 집에 돌아와 깨끗이 씻은 텀블러는 다음날을 위해 다시 출근 가방에 넣었다.

이날 하루 체험으로 무의식적으로 써왔던 일회용품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실제 한국순환자원지원유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1인당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한 해 64.12㎏으로 세계 2위다.

주의를 기울이고 약간의 불편을 감수한다면 일회용품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결론도 얻게 됐다.

이는 사람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일회용품이 환경호르몬을 축적시켜 사람 몸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 일회용품에는 위험한 3대 환경호르몬으로 꼽히는 비스페놀A와 프탈레이트, 벤조피렌 등이 들어있어 몸 속에 쌓이면 유방암, 자궁암, 전립선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지구의 환경에도 좋지 않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용 후 완전히 썩는 기간도 길다. 플라스틱 병 100년 이상, 일회용컵은 20년이상, 나무젓가락 20년, 알루미늄캔 500년 이상, 일회용 기저귀 100년 이상 소요된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okspoon3  | 2018.04.17 11:04

나의 자녀들-20대후반-과 다툰다. 퐁퐁과 일회용품 쓰지말고, 분류도 좀 잘하라 하면 싫어하는 기색이 역역. 대화가 싫어지고 딸들이 미워진다. 미래는 우리 기성세대것이 아닌 지들의 것인데도...

소셜댓글 전체보기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