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체감경기 5개월 만에 반등…비제조업도 상승

/자료=한국은행

4월 제조업 기업들의 전반적인 체감 경기 수준을 나타내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5개월 만에 반등했다. 건설업과 조선업 업황이 개선되면서 1차금속 등 관련 후방산업 분야의 업황 지수도 덩달아 올랐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2~19일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응답률 86%) 조사한 4월 제조업 업황BSI는 77로 전월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산출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점으로 경기판단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구분된다. 지수가 낮을수록 부정적으로 응답한 기업들이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 업황BSI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연이어 하락했으나 4월 5개월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여전히 2003~2017년의 장기평균치(80) 보다는 낮았다.

주요 업종별BSI를 보면 1차금속(64→83), 금속가공(54→68) 등의 상승폭이 컸다. 건설업과 조선업 등 전방산업이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들 후방산업 분야의 업황 개선으로 이어졌다.


비제조업으로 분류되는 건설업 업황BSI는 71로 전월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계절적 효과가 컸다는 설명이다. 보통 봄철은 겨울철 한파에 지연됐던 공사가 많이 이뤄지는 건설 성수기다.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도 건설업 업황 개선에 기여했다.

조선업의 경우 최근 수주 증가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의 업황BSI는 이달 56으로 2016년 3월(59)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전자·영상·통신장비(87→85), 자동차(66→64)는 하락했다. 신규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부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황이 악화됐고, 자동차도 완성차 판매부진에 따른 부품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업황BSI는 82로 전월과 같았던 반면 중소기업은 70으로 7포인트 대폭 상승했다.

제조업체들은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0.7%) △불확실한 경제상황(13.5%) △경쟁심화(12.2%) △수출부진(10.5%) △환율(8.8%) △인력난·인건비 상승(8.0%) 등을 꼽았다. 3월보다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경쟁심화, 수출부진을 꼽은 업체가 늘었다.

4월 비제조업 업황BSI는 전월대비 1포인트 오른 80으로 집계됐다. 장기평균치(75)보다 높은 수준이다. 3포인트 상승한 건설업과 더불어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59→70)의 상승폭도 컸다. 여가 서비스업의 경우 봄을 맞아 기온이 오르면서 야외 여가시설 이용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77→70)은 업황이 악화됐다. 관공서 등 설계·감리 서비스의 수주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날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등 최근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건설업 외에 기업들의 업황 인식에는 아직까지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은 업황에 긍정적인 요인은 맞지만 아직 BSI에 반영될 만한 구체적인 결과가 나온 게 없었다"며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차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4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7.5로 전월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계절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6.3으로 0.7포인트 내렸다. ESI는 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를 합성한 지표로 기업, 소비자 등 경제주체의 심리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