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이어 HUG도 전세자금대출 보증시 소득요건 도입 검토

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이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전세보증에 소득과 자산기준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은 공기업인 주금공과 HUG, 민간회사인 SGI서울보증의 보증을 받아 전세자금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HUG까지 전세보증에 소득과 자산기준을 도입하면 서울보증의 전세보증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발표한 ‘서민·실수요자 주거안정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을 통해 올 3분기부터 주금공의 전세보증에 소득과 자산(보유주택수) 요건을 도입하기로 했다.


정책 모기지론처럼 부부 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만 주금공이 전세보증을 제공하되 결혼 5년 이내의 신혼부부와 자녀수에 따라 소득기준을 완화해주는 방안이다. 소득기준은 맞벌이 신혼부부가 연간 소득 8500만원, 1자녀 8000만원, 2자녀 9000만원, 3자녀 1억원 이하 등이다. 다주택자는 아예 주금공이 제공하는 전세보증을 받을 수 없다.

이에따라 같은 공기업인 HUG도 연내 소득과 자산기준을 전세보증에 도입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HUG의 전세보증 상품은 반드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도 가입해야 하는 등 주금공과 상품구조가 조금 다르지만 같은 공기업인 만큼 고소득자와 다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까지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 HUG 관계자는 “전세보증에 소득과 자산기준 도입을 도입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며 “면밀히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수준과 주택 보유에 따라 주금공과 HUG의 전세보증을 받지 못하면 서울보증이 보증하는 전세자금대출을 받아야 한다. 서울보증 연계 전세자금대출은 주금공이나 HUG 같은 전세보증금 한도가 없고 대출한도도 최고 5억원으로 가장 많아 전세 가격이 높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 다만 서울보증 연계 전세자금대출은 보증료가 없지만 금리가 높다. 보증료를 감안해도 서울보증보다 주금공과 HUG의 전세보증 상품이 고객 입장에서 더 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주금공과 HUG에 소득과 자산기준이 도입되면 서울보증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1분기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지난해 말 대비 5조1000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액이 6조4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대출 증가액 대부분이 전세자금대출인 셈이다.

서울보증은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이긴 하지만 민간회사라 전세보증에 소득이나 자산기준을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보증 관계자는 “전세보증에 소득이나 자산기준 도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보증의 전세보증에까지 소득과 자산기준이 도입되면 고소득자와 다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을 아예 봉쇄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