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경쟁, 누가 가장 앞서있나

구글 웨이모. /사진=웨이모 홈페이지.

IT(정보통신)·자동차·스타트업까지 수많은 업체들이 자율주행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투자자들은 자율주행차가 기업 수익을 2배 불려줄 것이라며 뭉칫돈 투자에 나섰다. 그렇다면 이들을 기술력으로 순위를 매기면 누가 제일 앞서 있을까.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네비건트 리서치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자율주행 개발에 한창인 16개 업체 순위를 선별했다. 1위는 구글 웨이모였고, 뒤를 이어 GM, 다임러 등이 차지했다. 현대자동차는 12위에 머물렀고, 우버와 테슬라는 각각 14,15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명한 리더' 웨이모·'추격자' GM
웨이모는 '분명한 리더'라는 평가다. 자율주행 테스트 기록에서 단연 앞서고 있다. 미국 25개 도시에서 500만마일 이상의 주행테스트를 거쳤다. 시장에 서비스를 내놓는 시점도 올해말로 가장 앞서 있다. 사고율 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2위인 GM은 13만2000마일을 달리며 22건의 사고를 냈지만, 웨이모의 사고건수는 35만마일 동안 3건에 불과했다.

2위를 차지한 GM은 '몇몇 이점을 보유한 2인자'라는 평가가 붙었다. 웨이모보다 1년 늦은 내년말쯤에야 시장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GM이 웨이모 뒤를 바짝 좇고 있고 몇몇 부분에선 앞서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먼저 미국 디트로이트에 보유한 쉐보레 볼트 생산라인에서 자율주행차를 양산할 수 있어 제조원가를 낮추는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자율주행차를 만드는데는 20만달러 가량이 든다.


GM은 연간 10억달러(약 1조800억원)를 자율주행 연구에 투입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속도는 약점이다. GM은 아직 시속 25마일 이상의 속도에선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

◇기초기술 탄탄한 벤츠 3위…'걸음마' 현대차는 12위
세번째 자리는 '선구자' 다임러 벤츠가 차지했다. 벤츠는 2020년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벤츠가 '선구자' 평가를 받는 이유는 1990년대부터 자율주행 기술의 기초라고 볼 수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을 양산차 제조업체 중 최초로 선보이는 등 기초 기술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어 4~5위는 스타트업이, 이어 르노-닛산, 폭스바겐, BMW, 토요타, 포드, 볼보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16개 기업중 자율주행 기술 순위 12위에 머물렀다. 현대차는 '줄의 맨 끝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를 하기엔 준비가 덜됐다는 분석이다. 2021년은 돼야 자율주행 시스템 테스트에 나설 계획이고, 2025년은 돼야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다음은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이 차지했다.

◇혁신기업 우버·테슬라 최하위권
우버와 테슬라는 각각 14위, 15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자율수행 서비스 출시 시기도 우버는 미정이다. 테슬라는 2020년 예정이다.

'큰 차질로 인해 비틀거린다'고 평가받은 우버는 웨이모와 2년여간의 자율차 기술 절도 소송을 벌이며 입은 타격이 컸다. 2015년부터 대대적 투자에 나섰지만 2016년 오토 트럭 인수 과정에서 전직 웨이모 출신 창업자들이 웨이모 자료를 유출한 것이 문제가 됐다. 결국 지난 2월 2억4500만달러(약2640억원)으로 합의를 봤다. 게다가 지난 3월에는 자율주행차 사망사고로 수사당국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테슬라를 '와일드카드'라 칭했다. 출전자격은 없지만 특별히 출전이 허용된 선수나 팀을 뜻하는 스포츠 용어다. 테슬라 역시 최근 자율주행차 사망사고로 비상이 걸려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지난달에는 자율주행 AI(인공지능) 개발을 담당하던 핵심 인력이 사임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다른 업체들이 사용하는 자율주행 핵심장비 라이다(레이저를 쏴 주변 환경을 3D로 인식하는 기술) 대신 더 정밀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있는데, 이 기술의 불완전함이 사고를 유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