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가족·친구 이사회서 나가라"…테슬라 압박 나선 행동주의펀드

/AFPBBNews=뉴스1

주주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행동주의 투자자의 손길이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도 뻗쳤다.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가 이끄는 이사진을 교체하라는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주인 CtW인베스트먼트는 캘리포니아 교사 조합연금과 함께 오는 6월 5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머스크 측근인 이사진 3명의 재선임안에 반대 투표를 해달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CtW는 257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조합연금과 함께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어 이들의 요구를 다른 주주들이나 사측이 무시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tW가 반대하는 3명의 이사진은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아들인 제임스 머독 21세기폭스 CEO, 벤처캐피털리스트 안토니오 그라시아스다.

디터 바이제네거 CtW인베스트먼트의 CEO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신들을 "실질적 주주"라고 밝히며 "이들 이사진은 머스크의 의사결정에 반대할 수 없거나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 CtW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도 해당 내용의 보고서를 보냈다.

바이제네거 CEO는 "테슬라는 생산 차질을 빚고 수익도 내지 못했지만, 이 와중에 독립적이고 효과적인 이사진을 구축하기보다 실패가 커지도록 방치한 이들을 재선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론 킴벌 머스크와 제임스 머독에 대해서는 "자동차 관련 지식이 전무한 이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라시아스는 머스크 CEO와 18년지기라는 점에서 비판받고 있다. 머스크가 2000년 페이팔을 공동창업했을 당시, 그는 투자자로 참여하며 인연을 맺었고, 2007년부터 테슬라 이사진에 합류했다. 머스크는 최근 그에게 테슬라가 개발한 로드스터 스포츠카를 선물하기도 했다.

제임스 머독은 각종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 CtW측은 그가 영국 뉴스 자회사의 스마트폰 해킹 사건과 20세기폭스의 성추행 스캔들에 연루됐고, 자동차 제조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일주일 전 머크스 CEO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생산 현황 등을 묻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멍청한 질문"이라고 망언을 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테슬라는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 1분기에는 7억8460만달러(약 84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서한에는 "이러한 심각한 재정 및 운영 문제가 있음에도 테슬라 이사진은 머스크에게 지나치게 겸손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CtW측은 테슬라 모델3 생산차질과 천문학적인 적자도 이사진들의 책임으로 봤다. CtW는 지난해에도 "주주들은 테슬라가 수익을 낼 길이 있다고 보지만 테슬라는 40억달러의 자금을 태우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CtW의 테슬라 압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머스크와 관련 없는 사외이사 2명을 새로 선임하라고 압박했고, 테슬라 측은 3달 뒤 이 요구를 받아들였다. 당시 머스크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원래 계획됐던 일"이라며 CtW측의 요구에 굴복한 것은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