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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52시간 근로시대...포괄임금 등은 숙제

②근로시간 특례 제외 21개 업종에 대한 담당부처별 보완책도 미비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입력 : 2018.05.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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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7월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시대가 열린다. 하지만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탄력근로와 재량근로, 포괄임금 등은 방침만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 ‘그레이 존’으로 남아 있다. 정부는 ‘가야할 길’이라며 재촉하지만 당사자인 고용주와 노동자들의 눈에 비친 길은 비포장도로다. 그 험난한 풍경을 짚어본다.
근로시간 단축이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시작되면서 정부가 연착륙을 위한 재정지원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제도를 뒷받침할 탄력근로제 가이드라인, 포괄임금제 지도지침 등은 시행 한달여를 남겨두고도 ‘안갯속’이다.실질적 보완책이 없이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을 불법으로 내몰고 단시간에 실효성도 없을 것이라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포괄임금제를 적용 받는 근로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근로시간 단축 시행일인 7월 1일을 넘겨 나올 것으로 보인다. 포괄임금제는 연장·휴일근로 수당을 총 연봉에 포함해 계약하는 제도로 사무직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실제 초과근로와 상관 없이 수당을 책정하는 관행으로 인해 장시간 근로의 요인으로 꼽혀왔다.

포괄임금제는 근로기준법과 정부지침 등에 규정되지 않았다. 대법원 판례로만 존재하는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운 경우 노사의 서면합의를 통해 적용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수당 측정방식의 간편함 등을 이유로 근로시간이 명확한 사무직 등에도 널리 쓰여왔다. 지난해 기준 상용직 10인 이상 기업체 중 52.8%인 6만1000여곳이 포괄임금제를 쓰고 있다.

문제는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될 경우 절반 넘는 기업들이 불법으로 판정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는 52시간 근로가 포괄임금제 근로자에게도 적용된다는 원칙적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기업들은 포괄임금제의 적절한 적용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진행된 포괄임금제 지도지침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법원 판례를 그대로 적용하면 현장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다”며 “포괄임금제의 오남용은 막아야 하지만 실태를 반영해서 전국의 근로감독관들에게 통일된 지침을 마련해주기 위해 시일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준비하기로 한 탄력근로제 개선안도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탄력근로제는 집중근로가 필요한 성수기, 신제품 출시시기 등에 근로시간을 법정 상한선보다 높게 책정하고, 비수기 등에 근로시간을 줄여 단위기간의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 한도에 맞추는 것이다.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21개업종에서 탄력근로제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업, 광고업 등은 특정시기 장시간 근로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례제외 21개 업종 중 50인 미만 사업장이 90%를 넘기 때문에 이들의 근로시간 단축이 시작되는 2021년까지 대책을 보완할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10% 가량의 사업장을 위한 마땅한 대책은 아직 없다.

산업 현장에서는 최장 3개월로 정해진 단위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집중근로시기가 3개월을 넘기는 산업도 있을 뿐더러 분기마다 노사합의를 거쳐야 하는 경직성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과 미국 등의 탄력근로 단위기간은 1년이다.

고용부가 올해 하반기 탄력근로제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지만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된 뒤라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최대 2만4000여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노선버스업계에서는 최대한 빠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탄력근로제 개선안이 늦어질 경우 근로시간 단축과 어려운 버스업계 인력수급이 맞물리면서 경기도를 중심으로 교통대란이 발생하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노선버스 외에도 사회복지서비스업, 방송업 등 근로시간 특례에서 제외되는 업종들은 담당 부처가 가이드라인 등 보완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역시 노사정 협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기 전 선보이기 어렵다.

정부는 이미 존재하는 유연근무 방안인 탄력근로제 외에도 집중근로시간제, 재량근로시간제를 기업이 도입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량근로제는 근로시간을 근로자의 ‘재량’에 따라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 없이 책정하는 제도인데, 이 역시 대상 업무만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있을 뿐 적용 요건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안에 재량근로 등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사업장 지도에 나설 방침이다.

세종=최우영
세종=최우영 young@mt.co.kr

머니투데이 경제부 최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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