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뉴욕증시 뒤흔든 이탈리아발 불확실성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3개월째 무정부상태인 유럽연합(EU) 회원국 이탈리아의 정치적 혼란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면서다. 또한 가까스로 봉합됐던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도 다시 고조되면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은행주 주도로 1% 이상 떨어졌다.

월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이탈리아의 정치적 혼란이 EU탈퇴 등으로 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탈리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29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391.64포인트(1.6%) 하락한 2만4361.45로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3.4%), JP모간체이스(-4.3%)가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장중 2% 이상 추락하기도 했다.

S&P500지수는 전일대비 31.47포인트(1.2%) 떨어진 2689.86으로 장을 끝냈다. 11개 주요 업종 중에서 금융업종(-3.4%)의 낙폭이 가장 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7396.59로 전일대비 37.26포인트(0.5%) 하락했다.

이탈리아발 불확실성이 뉴욕증시를 짓눌렀다. 세리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극우정당들의 내각구성안을 거부하면서 유럽연합(EU)에 반대하는 극우정당들은 새로운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EU탈퇴 여부를 가리는 총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급등했고, 뉴욕증시의 대형 금융주들도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에 급락했다.


조 살루찌 테미스트레이딩 파트너는 "오늘의 매도는 대량으로 일어났다"며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정치혼란으로 인한 여파가 번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살루찌는 "이탈리아 채권을 보유한 헤지펀드가 양호한 자산들을 어쩔 수없이 매각하고, 다른 펀드의 매각을 촉발하는 것을 확인한다면 매도가 빨리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펀더멘털이 강하게 남아있는 한 이런 종류의 매도는 단기적인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린제이 피에자 스타펠 니콜라우스 최고 경제학자는 "EU의 다수 국가에 걸친 최근의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모멘텀의 명백한 손실은 투자자들이 경제회복의 지속성과 EU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간펀드 최고글로벌전략가는 "단기적으로 이탈리아에서 현 상황이 유지되지만 총선이 좌든 우든 포퓰리즘 정당들에 힘을 실어준다면 EU에 대한 더욱 급진적인 대응의 위험이 있다"며 "이탈리아가 이미 갖고 있는 부채 수준을 고려하면 재정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디폴트 위험은 위험은 여전히 매우 낮다“며 "이탈리아 경제의 전체적인 붕괴가 없다면 채무 불이행이 일어나지 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