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48.22 664.00 1129.30
▼5.57 ▼6.39 ▲2.8
-0.27% -0.95% +0.25%
양악수술배너 (11/12)대한민국법무대상 (12/03~)
블록체인 가상화폐

대법원이 재판 거래?…"재판 다시 할 수 있나요"

[the L] [박보희의 소소한法 이야기] '법관이 직무에 관한 죄 범했을 때'도 재심 사유…현실적으로 '재심' 쉽지 않아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입력 : 2018.06.01 05:00
폰트크기
기사공유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및 사법권 남용 관련자 구속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및 사법권 남용 관련자 구속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초동, 아니 대한민국 사법부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대법원이 판사들 뒷조사를 했다는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도 충격적이었는데, 이번에는 판결을 두고 청와대와 흥정을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특별조사단이 지난 25일 발표한 3차 조사 보고서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이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주요 재판을 놓고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심이 들만한 정황이 발견됐는데요.

보고서에는 당시 대법원이 KTX 승무원 재판, 통상임금 재판, 통합진보당 재판 등 구체적인 사건들을 언급해가며 사법부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게 위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를 조근조근 설명하는 내용까지 담겨있었습니다.

KTX 승무원을 비롯해 보고서에 언급된 재판을 받은 당사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사법권남용 수사와 함께 "잘못된 판결을 '원상회복'하라"고 성토했는데요. 그러면서 "법원에서 직권으로 재심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실제 대법원이 정권의 입맛에 맞춰 판결을 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혹만으로도 무엇보다 신뢰받아야 할 법원의 판결에 신뢰에 치명적인 손상이 가해진 것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을 되돌릴 방법은 다시 재판을 하는 것, 즉 '재심' 재판을 여는 것일텐데요. 이 사건들을 다시 재판하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요?

우리나라 재판은 3심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인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사건은 다시 재판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다시 재판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인정될 경우에 한해 재심을 허락하고 있는데요.

민사소송법 제451조는 재심 사유를 정해두고 있습니다. 법에 따르면 법원이 제대로 구성이 안 되는 등 절차상의 문제점이 발견됐거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증거가 위·변조된 것이었을 때,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됐을 때 등의 사유가 있다면 다시 재판을 열 수 있는데요.

특히 △법률상 그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법관이 관여했을 때 △재판에 관여한 법관이 그 사건에 관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때 역시 재심을 할 수 있다고 법은 정해두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 만으로 재심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관이 사건에 관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했는지, 또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법관이 관여했는지 등이 재심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법에 나와있는데, 그렇다면 실제 이런 일이 있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며 "예컨대 법관의 위법 행동이 입증되고 법원에서 유죄 판결까지 받아야 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법조인 역시 "법률가적 입장에서 재심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잘라 말했는데요. 그는 "재심 사유에 나온 법관의 직무에 관한 죄 등은 예를 들어 판사가 뇌물을 받고 부당한 판결을 냈을 경우 등을 상정한 조항"이라며 "지금까지 나온 내용만으로는 이들이 행위가 어떤 범죄 행위에 해당하는지 죄목도 특정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습니다.

결국 검찰 수사를 통해 '법관이 해당 사건에 관해 직무에 관한 죄'를 저질렀는지 밝혀지고,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기 전에는 재심이 열리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재심 사건을 진행해 본 경험이 있는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을 냈는데요. 이 변호사는 "어떤 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부터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상황으로 재심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법원은 사회의 모든 갈등을 종국적으로 해결하는 최종심급입니다. 사회 어느 조직보다도 믿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믿을 수 없는 조직이 내 일생이 걸린 판단을 내린다면 그 결론은 납득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없는 결론은 끝이 될 수 없으니까요.

우리에게 사법부는 그런 의미가 담긴 곳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당사자들이 대법원을 가해자로, 스스로를 피해자로 칭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원상회복'을 말하지만, 이미 그 판결들로 당사자들의 삶은 이미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이들 뿐만이 아닙니다. 대법원이 내린 판결은 그날부터 세상의 규칙이 되고,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삶의 모습을 바꿉니다. 그런 대법원의 판결이 정치적 거래의 대상이었다는 의혹이 부디 사실이 아니길 바라봅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  | 2018.06.01 12:40

양승태와 이완용의 다른 점이 무엇인가?

소셜댓글 전체보기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