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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휴대폰 번호 어떻게 알았지?"…문자폭탄의 비밀

[the L] [Law&Life-선거철 '문자폭탄' ①] 주차장 돌며 번호 적고, 돈 주고 명단 사고…선거 캠프 "우리도 방법이 없다"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입력 : 2018.06.09 05:01|조회 : 22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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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지난 3일 서울 청계천 모전교에서 광통교 구간에 ‘6. 13 아름다운 지방선거 조형물’을 설치해 시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지난 3일 서울 청계천 모전교에서 광통교 구간에 ‘6. 13 아름다운 지방선거 조형물’을 설치해 시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선거 문자용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구하냐고요? 여기저기서 잡다하게 구하는 거죠 뭐. 별짓을 다해요."(전직 선거캠프 활동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선거 홍보 문자메시지에 불편을 호소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사는 지역뿐 아니라 본인과 상관없는 지역에서까지 문자가 온다는 이들도 있다. 서울에 사는 박진영씨(가명)는 "가본 적도 없는 지방에서까지 문자가 온다"며 "처음에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계속 문자를 받다 보니 내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았는지, 전화번호 말고 다른 정보도 유출된 것은 아닌지 화도 나고 걱정도 된다"고 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올해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선거 관련 개인정보침해 상담 건수만 8500여건. 이 가운데 실제 신고까지 이어진 건수는 170건에 이른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선거 관련 연락을 받고 어떻게 전화번호를 확보했는지 묻자 제대로 답을 못하는 등 실제 개인정보를 침해한 것으로 보이는 신고 건수"라며 "단순 선거 관련 스팸 문자 신고 등은 훨씬 많다"고 전했다.

◇주차장 돌고 세탁소·마트에 아파트 관리실까지


선거 캠프 입장에서 문자 메시지는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후보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각 캠프는 유권자들의 휴대폰 번호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갖가지 수단을 동원한다.

힘들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동네를 직접 돌아다니며 주차된 차에 적힌 전화번호를 모으는 것이다. 선거 캠프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A씨는 "직접 발로 뛰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지역 주민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은 방법 중 하나"라고 했다.

세탁소나 동네 마트, 지역 내 각종 동호회를 통해 회원 명단을 확보하기도 한다. A씨는 "종교모임, 등산회 등 동호회 단체, 노인정, 어린이집 등등 지역 내 각종 모임을 통해 연락처를 확보한다"며 "아파트 관리실에서 지인을 동원해 명단을 빼 오는 경우도 있지만 법 위반이라 요즘에는 잘 안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선거에 처음 출마하거나 지역 기반이 없는 경우에는 브로커 등을 통해 돈을 주고 사기도 한다고 한다.

문제는 이 가운데 어떤 식으로 연락처를 확보했든 당사자에겐 떳떳하게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A씨는 "합법적으로 명단을 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당사자들이 어떻게 연락처를 구했느냐고 물어보면 지인을 통해 구했다고 얼버무리거나, 전화번호를 무작위로 조합해 랜덤(무작위)으로 연락을 했는데 불편하다면 삭제하겠다는 식으로 대처한다"고 했다.

◇선거법 vs 개인정보보호법…헷갈리는 법

이런 방법들은 대부분 법 위반일 가능성이 높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고, 수집 목적에 따라서만 이용할 수 있다.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 역시 당사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차윤호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조사팀장은 "사회통념 상 정보주체가 선거 운동 목적으로 연락처를 사용하라고 동의하지 않는 이상 법 위반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차된 차에서 연락처를 확보했거나 지인을 통해 연락처를 확보했더라도 본인이 선거 운동에 사용해도 좋다는 동의를 하지 않았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 제58조는 '언론, 종교단체, 정당이 각각 취재·보도, 선교, 선거 입후보자 추천 등 고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집·이용하는 개인정보'의 경우 법 적용에 예외를 둔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후보들이 선거 유세에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을 '정당의 고유 목적'으로 봐야 하는지에 따라 판단은 갈릴 수 있다. 한 변호사는 "정당에 적용되는 예외조항이 후보자에게도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또 정보 수집을 한 측과 사용한 측은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법 적용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공직선거법이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한 선거운동은 허용하면서 개인정보 수집 방법은 명시해두지 않는 바람에 개인정보보호법과 상충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법에 개인정보를 어떻게 수집하라는 방법까지 제한해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수집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도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나 선거 캠프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법을 지켜가면서 개인정보를 확보할 방법이 거의 없다. 차 팀장은 "선거 운동과 국민의 참정권도 중요한데,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정보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두 기본권이 충돌하는 상황인 셈"이라고 말했다.

선거법상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가 심하고, 규정은 모호하다보니 할 수 있는 게 문자 메시지 발송이나 거리 유세 정도 뿐이라고 선거 캠프 측은 토로한다. 한 정당의 당직자는 "법이 선거운동 방식을 너무 빡빡하면서도 애매하게 정해두고 있어 우리도 다른 방법을 시도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려다가도 알아보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커 결국 하던데로 하게 된다"고 했다.

이 당직자는 "가능한 방법만 나열하고 그 외에는 못하게 하는 '포지티브 리스트'(열거주의) 방식이 아니라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을 정해두고 이외 새로운 방법은 허용해주는 '네거티브 리스트'(포괄주의) 방식으로 선거법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6월 8일 (05:01)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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