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분배 악화 방치할 경우 더 악화될 우려…장단기 대책 마련"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득분대 관련 경제현안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올해 1분기 저소득층의 소득이 감소하고 분배 지표가 악화된 데 대해 "그대로 방치할 경우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장단기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소득분배 관련 경제현안간담회'를 열고 "분배 악화에 대해 우리 정부는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리는 회의를 시작하며 "지난주 가계소득동향점검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저소득층 소득감소와 분배악화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대응방안을 논의하라고 지시한 내용에 따라 관련 장관, 수석들과 논의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만들었다"며 회의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분배 악화의 배경에 고용 부진과 구조적 요인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총리는 "저소득층의 고용위축, 도소매음식숙박 업황 부진 등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며 "이와 병행해 고령화 추세 심화에 따라 70대 이상 가구주가 큰 폭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구조적 요인이 확대되면서 그대로 방치할 경우 더 악화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여러 업무, 비즈니스의 온라인화, 자동화 확산으로 임시일용직 고용 위축이 구조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총리는 "원인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관계 기관간 협업을 통해 차분히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소득분배 상황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대책을 만들기 위한 활발한 토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논의할 대책과 관련해서는 "우선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도록 해야 겠다"고 밝혔다. 이어 "1분위 가구특성별 맞춤형 대응방안 마련에 우선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빈곤율 개선을 위해 노인 일자리 확대와 노후 소득 지원을 병행하고,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근본적 경쟁력 강화 지원과 함께 경영부담 완화, 실패시 재기할 수 있는 안전망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임시일용직은 사회보험 사각지대 등 기존 지원제도를 점검 보완하고 일자리를 포기하지 않도록 근로유인을 강화하는 등 맞춤형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부총리는 "지금의 저소득층 소득감소와 분배악화는 상당히 구조적인 문제를 같이 안고 있어서 단기 대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부총리는 그러면서 "단기에 할 수 있는 대책과 병행해 중장기적 대책도 긴 호흡으로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 대책으로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통해 일할 기회를 많이 주고 근로 능력이 취약한 분들은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중장기 대책도 함께 가야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올해 당장 추진할 단기과제 뿐 아니라 제도개선이 수반되는 중장기 과제도 적극 발굴하겠다"며 "장단기 과제가 현장에서 즉히 작동되도록 필요하다면 내년도 예산이나 세제개편 과정에도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홍장표 경제수석과 김수현 사회수석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