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國富 1경3818조…가구당 3억8867만원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2018.1.16/사진=뉴스1

지난해말 우리나라의 국부(國富, 국가 전체가 보유한 자산을 화폐가치로 환산한 개념)가 1경3800조원을 넘어섰다.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3억8867만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 호조에 따른 토지, 건물 등의 가격 상승이 전체 국부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민국 國富 1경3818조…GDP 8배 수준=1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 국민순자산(국부)은 1경3817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41조5000억원(5.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1730조4000억원)의 8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체 국부 중 토지, 건설, 설비 등 비금융자산이 1경3551조5000억원,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이 266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새 비금융자산이 811조3000억원 늘어난 반면 순금융자산은 69조8000억원 줄었다.

비금융자산 중 건설·설비·지식재산권·재고 등 성잠잠재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생산자산 평가액은 지난해말 기준 6062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47조1000억원(6.1%) 증가했다. 토지와 지하자원 등 비생산자산의 평가액은 7489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464조2000억원(6.6%) 늘었다.

전체 국민순자산 증가액(741조5000억원) 중 자산 순취득 등 거래요인에 의한 증가액은 312조4000억원(42.1%)이었다. 자산가격 상승 등 거래외 요인에 따른 증가액은 429조1000억원으로 전체 증가액의 57.9%를 차지했다.

◇비금융자산 89%는 토지·건설…부동산 집중=전체 비금융자산의 88.8%는 토지, 주택 등 부동산에 몰려있었다. 지난해말 토지자산은 7438조8000억원, 주택 등 건설자산은 459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세 또한 부동산 집중도가 높았다. 지난해 중 토지자산은 461조9000억원, 건설자산은 279조6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비금융자산 전체 증가액의 91.4%를 기여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가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토지자산 증가세가 확대됐고, 건설자산도 건설 관련 단가 상승으로 자산 증가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토지자산의 비중이 큰 비생산자산의 가격상승률은 5.1%로 전체 비금융자산의 가격상승률(3.9%)보다 높았다. 지가변동률은 3.88%로 2016년(2.7%)에 비해 확대됐다. 이에 따라 가격 상승에 따른 증가액을 의미하는 비금융자산의 명목보유손익은 493조6000억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전체 국부 증가세를 부동산 자산이 주도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한은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체 국부에서 부동산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고, 설비자산 등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금융자산과 달리 순금융자산은 감소했다. 금융자산(909조7000억원 증가)보다 금융부채(979조5000억원 증가)가 더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등 대외금융자산 취득은 늘었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 호조로 주가가 오르자 외국인의 지분 투자 가치가 늘면서 대외금융부채가 큰 폭 증가했다.

◇가구당 순자산 3억8867만원=지난해말 기준 경제주체별 순자산을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8062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58.4%를 차지했다. 이어 △일반정부 3821조3000억원(27.7%) △비금융법인기업 1652조1000억원(12.0%) △금융법인기업 281조4000억원(2.0%) 순으로 집계됐다.

전년말대비 가계 및 비영리단체 529조6000억원, 일반정부 276조1000억원, 금융법인 6조원 각각 순자산이 늘었다. 반면 비금융법인은 70조2000억원 줄었다.

이를 토대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가구당(2.48인) 순자산을 구한 결과 3억8867만원으로 추정됐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보유자산 중 비금융자산의 비중은 순자산 기준 2008년말 82.9%에서 지난해 75.4%로 꾸준히 하락했다. 다만 미국(34.8%), 일본(43.3%) 영국(57.5%)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비금융자산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