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가구 34만6000가구…금리 상승 시 가구 수·보유 부채 확대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자료=한국은행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고위험가구'가 지난해 3월말 기준 34만6000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금리상승기를 맞아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 비중이 늘어날 수 있어 우려된다.

20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보고서'(2018년 6월)에 따르면 지난해 3월말 기준으로 가계부실위험지수(HDRI)가 100을 넘는 '위험가구'는 전체 부채가구의 11.6%에 해당하는 127만1000가구로 분석됐다. 이들 위험가구는 총 금융부채의 21.2%를 보유하고 있었다.

가계부실위험지수(HDRI)는 부채가구의 원리금상환비율(DSR)과 총부채/자산평가액 비율(DTA)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한다.

위험가구 중 DSR이 40%를 넘어 원리금상환부담이 크고 DTA가 100%보다 높아 자산매각을 통한 부채상환능력도 취약한 가구인 '고위험가구'는 부채가구의 3.1%인 34만6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들은 총 금융부채의 5.9%를 차지하고 있었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을 가정해 본 결과 대출금리가 100bp(1.0%포인트), 200bp(2.0%포인트) 각각 상승하면 고위험가구 비중은 2017년 3.1%에서 각각 3.5%(+0.4%포인트), 4.2%(+1.1%포인트)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 상황에서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 비중도 2017년 5.9%에서 각각 7.5%(+1.6%포인트), 9.3%(+3.4%포인트)로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출금리 상승 시 가구 수는 소득 2∼3분위에서, 금융부채는 소득 4∼5분위에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향후 금리상승 시 소득과 자산 대비 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가구들을 중심으로 고위험가구로의 편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기관들의 양호한 손실흡수능력 등을 감안할 때 가계의 채무상환능력 약화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