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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 '간병'…간병비 부담에 두 번 우는 환자 가족들

[소프트 랜딩]부족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적극 확대해야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8.06.27 06:30|조회 : 8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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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40대 A씨(여)는 지난해 9월 중증질환으로 수술비와 입원비를 포함해 거의 1000여만원을 지출했다. 그런데 인지장애 등으로 인한 간병의 어려움으로 5개월간 15번에 걸쳐 간병인을 교체해야 했고 간병비는 병원비보다 더 많은 1200여만원이 들었다.

암, 뇌혈관 질환 등 중증 질환으로 수술을 받거나 장기 입원을 할 경우 치료비도 문제지만 간병에 따르는 경제적·비경제적 부담이 더 큰 경우가 적지 않다. 40대 A씨의 경우도 치료비보다 간병비 부담이 더 큰 케이스다.

현재 암, 신경 및 뇌혈관 질환 등 24시간 간호가 필수적인 대부분의 입원 환자들은 가족들이 직접 간병을 하거나 사설 간병업체의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사설 간병서비스 비용은 24시간 기준으로 8만원 정도이고 식사비는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2주마다 하루의 유급 휴가를 줘야 한다. 따라서 적어도 2주에 한번씩은 환자 가족이 그 시간을 메꾸거나 다른 1일 간병인을 재차 고용해야 한다.

게다가 간병인의 다수가 여성인 탓에 환자가 남성일 경우, 또는 체구가 크다거나 인지상태가 떨어져 대소변 처리와 목욕 등 간병부담이 큰 환자의 경우 일당 10만원을 요구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웃돈을 준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일이 고되거나 힘들면 간병을 거부하기 일쑤고, 100% 구두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간병을 하러 왔다가도 환자 상태가 중하거나 일이 어렵다고 생각되면 바로 그만두는 경우도 다반사다.

특히 설이나 추석 등과 같은 명절 시즌이 끼어있으면 간병인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고 주로 조선족 간병인을 고용하게 되는데 그마저도 일할 사람이 없어 간병비는 부르는 게 값이 된다.

이렇게 중증질환으로 수술을 받고 입원하는 환자와 가족들은 치료비도 큰 부담이 되지만 하루 10만원이 넘는 간병 비용과 함께 환자를 돌봐줄 간병인을 찾거나 때론 생업을 포기한 채 직접 간병을 감당하는 부담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높은 간병비용은 건강보험적용도 안되고, '간병보험'이라는 민간보험을 가입해야만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보험금 지급 규정이 매우 까다롭고, 장기요양보험 급수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까닭에 보장성이 한참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정부는 환자와 보호자의 과도한 간병 부담을 덜어줄 목적으로 사설 간병인 대신 병원 간호 인력이 환자를 돌보는 '포괄간호서비스'를 2013년 7월부터 시범도입했고, 2015년 12월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명칭을 변경해 확대 실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원으로 1인당 간병비 부담이 2만원 내외로 크게 줄어든다. 게다가 전문적인 간호는 물론이고 목욕 등 위생보조, 식사보조, 운동 시 단순보조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낙상이나 병원 내 감염, 욕창 등 환자안전사고 등의 발생이 크게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2018년 6월말 기준으로 전국 3만여 병상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이용을 원하는 환자들이 많아 오랜 대기시간을 요할 뿐 아니라 이마저도 병원마다 일부 진료과목에 한해서만 제공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 예로, 전체 2700여개 병상을 갖춘 국내 최고로 꼽히는 서울시내의 유명 종합병원의 경우 외과계(대장항문회과, 간이식, 간담도외과) 병동 한 곳(45병상)과 소화기내과 한 곳(50병상)을 포함 총 95병상에 대해서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머지 2600여개 병상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받을 수가 없다.

정부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2022년까지 현재 3만여 병상에서 10만 병상까지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현재까지의 병상 증가추이를 볼 때 의무도입을 전제로 했던 공공병원에서조차 간호인력수급난 등으로 서비스 도입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의 경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의료기관 중 26개 기관이 간호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서비스를 개시하지 못해 총 예산 30%에 해당하는 15억원이 불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즉 예산은 있는데 담당 간호 인력이 부족해서 서비스를 제때에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병원비 부담없는 든든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을 권장할 뿐 의료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뚜렷한 대책이 없다. 특히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필수적인 간호인력 수급과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 문제가 시급한데도 정작 이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암, 심장병, 뇌질환, 의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으로 치료나 입원 중인 환자는 160만명에 달하며, 65세 이상 인구 678만명 중 66만명이 치매로 고통받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환자나 가족들의 간병 부담은 이제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말로만 '든든한 나라'를 외칠 것이 아니라 관련 지원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간호인력을 확충하고 열악한 간호사들의 처우와 근무환경을 적극 개선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간병의 부담으로 두번 울 수밖에 없는 가족들의 부담이 덜어질 수 있을 것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6월 26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성근
최성근 skchoi77@mt.co.kr

국내외 경제 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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