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다시 '숨 고르기'…1114.8원 마감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6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대비 6.96포인트(0.3%) 내린 2,350.92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

계속된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최근 급등세에 대한 '숨 고르기' 차원의 내림세로 풀이된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2.4원 내린(원화 강세) 1114.8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10원 가까이 급등하며 연중 최고치(1117.2원)를 기록했으나 하루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역외 시장에서의 하락세를 반영해 전거래일 종가보다 1.2원 내린 1116원에 출발했다. 개장 후 하락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다시 오름세를 키우며 오전 11시20분쯤 1118.1원에 장중 고점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 세운 연고점(1117.9원)을 하루 만에 갈아치운 것으로 지난해 11월14일(장중 고점 1120.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추가 상승은 막혔다. 다시 아래로 방향을 튼 원/달러 환율은 오후 들어 1110원대 초반으로 레벨을 낮춘 뒤 거래를 마쳤다.

최근 9거래일 간 42원 오르는 등 급등세를 이어오던 원/달러 환율이 이날 하락한 것은 최근 상승세에 대한 일시적 조정 성격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었던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오히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하는 등 공포감이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였다. 무역전쟁 가능성은 리스크오프(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높인다.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가치도 약세 기조를 이어갔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6.518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전 거래일보다 0.44% 평가절하된 것이다. 위안화의 가파른 약세에 원화 가치도 연동되며 원/달러 환율은 오전 중 1118.1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순매도하며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96포인트(0.30%) 내린 2350.92로 마감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3472억원 순매도했다.

하지만 반기말을 맞아 수출업체들이 대기하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을 내놓으며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07원 내린 100엔당 1016.74원을 기록했다. 원/유로 환율은 1유로당 1303.81원으로 3.39원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