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징계 연기에 '신저가', 증권사 "투자판단 보류"

진에어 (13,520원 ▼70 -0.52%)가 국토교통부의 징계 결정 연기에 신저가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진에어의 사업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이라며 투자판단 자체를 보류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일 오후 1시30분 진에어 주가는 전날보다 1400원(5.53%) 하락한 2만390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2만38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갱신했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조현민 전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보도 이후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조 전 전무는 2010년부터 2016년 3월까지 6년간 진에어 등기이사직을 맡았는데, 현행 항공법상 외국인은 등기이사를 맡을 수 없다. 항공사업법 제9조 6호에 따르면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 임원이 단 1명이라도 있으면 면허 결격 사유가 된다.

면허취소까지 가능하다는 소식에 진에어 주가는 꾸준히 하락했다. 조 전 전무의 물컵 갑질 보도 전날 신고가(3만4300원)을 기록했던 진에어 주가는 두달여만에 2만4000원선까지 내려앉았다.

국토부는 지난달 29일 진에어 면허 취소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과잉처벌' 비판과 1900여명의 진에어 임직원의 대량실직 우려를 고려, 판단을 연기했다. 국토부는 통상 2개월 가량 소요되는 청문 절차를 거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면허취소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았고 진에어 근로자 고용 불안 우려 등에 대한 사항도 충분히 고려될 것이라고 밝힌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추가적인 절차 진행을 밝혀 불확실성이 향후 수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국토부가 징계에 대한 결정을 연기하면서 진에어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됐다"고 지적했다. 항공면허가 걸려있는 만큼 정부의 확실한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투자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진에어의 올해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투자를 막는 요소다. 진에어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8.1% 증가한 1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174억원을 40% 넘게 하회하는 성적이다.

류 연구원은 "항공유가 상승에 따라 유류비가 증가했음에도 유류할증료 전가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3분기에는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최근 점유율이 하락한 것은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진에어의 목표가를 4만1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상승여력이 30%가 넘어 매수 의견은 유지하나 본격적인 매수를 위해 면허 취소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도 "현 주가는 올해 예상 실적 대비 PER(주가수익비율)이 7배에 불과하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업영속성에 대한 우려로 확대되면서 투자판단 자체를 보류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