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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가 자영업자 수익악화 원인?"이라는 주장의 오해

[같은생각 다른느낌]신용카드 밴수수료 변경으로 희비 엇갈리는 자영업자들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8.07.09 06:30|조회 : 8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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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가 자영업자 수익악화 원인?"이라는 주장의 오해
그동안 영세 자영업자의 수익악화 원인으로 신용카드 밴(VAN)수수료가 꾸준히 언급됐다. 여신전문금융업법 19조 의무수납제에 의해 카드 가맹점은 껌 한통을 사도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소액결제로 카드수수료가 늘어나자 5000원 이하 적은 금액은 의무수납제를 폐지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달 26일 정부는 소액결제가 많은 골목상권의 부담을 줄여 주고자 이번달 말부터 밴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꿔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밴수수료 정률제 변경으로 소액결제에 대한 불만이 수그러들 수 있지만 영세 자영업자에게 돌아갈 실익은 없다.

◇정액제→정률제 변경에 따른 자영업자간 희비

그동안 정액제하에서 판매금액이 1만원이든 100만원이든 동일하게 100원의 밴수수료가 발생했다면 정률제로 바뀌면 1만원은 30원, 100만원은 3000원을 부담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가맹점의 평균 카드수수료율이 소액결제 가맹점은 2.22%에서 2.00%로 낮아지는 반면 거액결제 가맹점은 1.96%에서 2.04%로 올라가 가맹점간 형평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정률제는 영세·중소가맹점이 아닌 연매출 5억원을 초과하는 일반가맹점에만 적용된다. 지난해 7월말 기준 전체 가맹점 267만개 중 일반가맹점은 13.1%인 35만개에 불과하다. 또한 거액결제 위주인 자동차, 골프장, 가전제품 매장은 가맹점당 1300만원에서 83억원까지 수수료 부담이 오히려 늘어난다.

"카드수수료가 자영업자 수익악화 원인?"이라는 주장의 오해
◇영세 자영업자는 사실상 카드수수료 제로

현재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204만개(76.5%),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21만개(7.7%)로 전체 가맹점(267만개)의 84.2%를 차지하고 있다.

영세·중소가맹점은 이미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어 이번 정률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영세가맹점은 연매출의 0.8%(최대 240만원), 중소가맹점은 연매출의 1.3%(최대 650만원)만 카드수수료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가가치세법 46조와 시행령 88조에 의해 2018년 기준 연매출 10억원 이하 개인 사업자 중 음식·숙박업은 신용카드 매출액의 2.6%, 다른 업종은 1.3%만큼 부가가치세 납부세액공제(한도 500만원) 혜택을 받는다. 이는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기 위한 규정이지만 결국 카드 결제로 인해 이득을 받는 셈이다.

결국 연매출 3억원인 영세가맹점 카드수수료는 240만원이지만 세액공제를 390~500만원 받아 오히려 150~260만원 이득이다. 연매출 5억원인 중소가맹점은 카드수수료로 연간 최대 150만원(월 12만5000원)을 내면 된다.

◇밴수수료는 카드수수료의 일부에 불과

이번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체 카드매출 총액에서 밴수수료 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평균 0.28%로 추산했다. 카드수수료가 2%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카드수수료의 15%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1월 열린 ‘한국 VAN 산업의 현황과 혁신과제’ 발표 자료에서는 대표적인 결제상황(일반결제+DESC)에서 이보다 낮은 0.22%로 카드수수료의 10% 정도로 보고 있다.

카드수수료 원가에는 밴수수료보다 조달비용, 대손비용, 마케팅비용 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카드수수료 체계상 업계 간 갑을관계를 따진다면 △대형가맹점 △카드사 △밴사 △영세·중소가맹점 순이다. 굳이 카드수수료를 낮추려면 카드사가 대형가맹점에 지불하는 판촉비, 무이자 서비스 등 마케팅 비용부터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이미 영세·중소가맹점은 연매출액의 0.8%, 1.3%의 낮은 카드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이처럼 영세·중소가맹점은 우대 수수료율과 세액환급을 받고 있으며 밴수수료 정률제 적용도 받지 않는다. 그런데도 소액결제로 인한 카드수수료가 수익악화의 주요 원인처럼 부풀려졌다. 이에 따라 카드수수료를 빌미로 현금 결제를 유도해 세원 노출을 피하려 한다는 의심이 제기되기도 한다.

한국신용카드밴협회 박성원 국장은 “VAN 업체는 부가통신사업자로서 결제금액이 1만원이든 100만원이든 발생비용은 같다”면서 "정률제는 실제 비용구조와는 맞지 않아 밴사의 수익악화를 가져오고 결국 소액가맹점에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도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영업자 수익을 높이려면 내수활성화, 가맹구조 개선, 임대료 안정 등 실질적인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 자영업자 스스로도 매출증대와 비용감소를 위해 혁신해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높은 자영업자 과밀을 해소해야 한다. 지난 6월 중소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 포커스'는 소상공인 과밀 현상 때문에 서울의 경우 근로자 평균 임금보다 적게 버는 소상공인이 음식·숙박업은 68%, 도·소매업은 72%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제 구조나 경기 변동은 개인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당장 매출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러다 보니 어쩔수 없이 수익성 악화 원인을 고용이나 서비스 대가로 당연히 지불해야 할 알바생 최저임금이나 카드수수료 탓으로 책임을 돌리지만, 이는 실제 수익 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7월 8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태형
김태형 zestth@mt.co.kr

곡학아세(曲學阿世)를 경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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