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도 과거 외국인 임원 불법등재 논란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인천공항 내 아시아나항공 부스. /사진=김휘선 기자

아시아나항공도 진에어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을 등기이사로 불법 등재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국내 항공법상 외국인이 국적 항공사의 임원이 되면 항공면허가 취소될 수 있지만 담당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당시 법이 달라 처분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미국 국적의 '브래드 병식 박'은 2004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6년 간 아시아나항공의 등기이사(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재미교포 박씨는 2000년대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하던 회사의 대표였다.

현재 국내 항공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적항공사의 등기이사가 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경우 항공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진에어는 미국 국적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해 논란이 됐다. 국토부는 현재 이 사항과 관련 청문절차 등을 거쳐 항공면허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에서의 외국인 임원 등재 사실은 국토부가 진에어 사건을 계기로 최근 국내 8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2008년 이후 임원 재직 현황을 전수조사하면서 드러났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하고서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 항공법에는 외국인 임원 등재가 항공면허 취소를 위한 필요적 사유가 아니어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외국인 임원 재직 사실에 대해 "박 전 이사는 사외이사로 근무했는데, 사외이사는 해당 회사의 일상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로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며 "항공법상 외국인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임원은 2010년 3월26일 임기 만료에 따라 퇴임했고 처음부터 국토부 신고 및 증권거래소 공시 등 절차를 공식적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