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장관 "화웨이 포함 5G 장비 보안, 살펴보겠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파크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영민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뉴스1.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동통신3사의 5G(5세대 이동통신) 화웨이 장비 도입 가능성에 대해 기업 선택 사항일 뿐, 정부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5G 서비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보안이슈에 대해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유 장관은 17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파크센터에서 박정호 SK텔레콤 (51,400원 ▲400 +0.78%) 사장, 황창규 KT (34,300원 ▲200 +0.59%)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9,800원 ▲50 +0.51%) 부회장 등 이동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5G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하는 간담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현재 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 화웨이 장비가 성능대비 저렴하고 기술력도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가 있어 도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안 관련 문제가 부각되면서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중국 장비 채택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됐던 상황이다.

유 장관은 "장비 제조 업체들이 예측 가능하도록 정부의 5G 로드맵을 제시했다. 화웨이 뿐 아니라 노키아와 에릭슨, 삼성전자에게도 일정을 전달했다"며 "장비 선택은 이통사 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유 장관은 5G 장비 관련 보안 점검은 정부가 나서 철저히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5G 서비스는 굉장히 다양하고 융합적이라 보안문제가 제일 중요하다"며 "화웨이를 포함해 보안 문제는 정부가 살펴볼 예정이다. 산업과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서 5G 관련 주무부처 장관을 만난 이통3사 CEO들은 5G 서비스 성공을 위해 정부가 관련 투자 및 생태계 확산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부탁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보편요금제 도입 등 통신비 인하 정책 강행 움직임과 통신요금 원가 산정 근거 자료들의 공개가 임박하는 등 이통사를 압박하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5G 관련 투자 유인 및 생태계 조성 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4G(4세대 이동통신)인 LTE(롱텀에볼루션)까지는 서비스가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위주였지만 5G 활용은 B2B(기업 간 거래)가 필수"라며 "공공적인 성격의 이슈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과 맞물린 투자가 굉장히 많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미국은 망중립성을 철회했고, 일본도 기업들이 정부와 같이 B2B 플랫폼을 만드는 노력을 하는 등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여러 국가들이 5G 투자에는 세금 혜택을 줘서 빠르게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있다"며 "여유있는 시기가 아니다. 오늘 자리가 업계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5G 장비 도입에 따른 조세 감면과 부가가치세 환부 등을 관련 부처들과 논의해 가능한 부분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유 장관은 "이통사들이 새로운 통신요금을 출시하는 노력을 해 준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며 "5G 시대에도 통신비를 줄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현재 이통사들은 제공 데이터를 대폭 늘린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 중이다. LG유플러스는 8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KT는 6만원대 100GB(기가바이트)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도 18일 KT와 비슷한 내용의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와 이통3사는 내년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서비스를 모두 같은 날 시작하기로 이날 간담회서 합의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로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선 국내 사업자 간 최초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에 이통3사 CEO들 모두 동의했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유 장관은 "5G 상용화를 통한 관련 산업 특수 등 시장 선점효과를 관련 업계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동반 성장과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필요하다"며 "5G 대중화 이후 데이터 소비량 증가로 통신비 부담 상승 등으로 이용자 권익이 저해되지 않도록 해 달라"라는 의견도 이통3사 CEO들에게 전달했다.

한편, 유 장관과 이통3사 CEO 간담회는 지난 1월5일과 2월27일에 이어 올해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