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1위' 전략 시동 건 롯데…인재영입 나섰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 등 이커머스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롯데가 이커머스(온라인유통) 사업 강화를 위해 전문인력 영입에 나섰다. 다음달초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 출범을 앞두고 IT 관련 직무에 400명을 추가 채용한다. 국내 유통시장 1위인 롯데가 인재 영입에 나선 만큼 이커머스 업계 인력 대이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다음달 1일 출범하는 e커머스사업본부에 배치할 IT 전문 인력 400명의 채용을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채용은 AI(인공지능)·정보통신(IT)·사용자경험(UX)·디자인 등 4개 부분에 걸쳐 이뤄지며 세부적인 직무는 검색엔진·인프라운영·개발·관리 등 29개다.


롯데는 그룹 내 기존 IT 관련 인력을 통합 해 e커머스사업본부에 우선 배치한 뒤 오는 2019년까지 신입·경력사원을 지속적으로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1차 경력사원 채용이 진행된다.

롯데쇼핑은 오는 2022년까지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해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단기 사업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오프라인 유통 1위 기업이지만 온라인 부문에서 다소 뒤처져 있는 만큼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선두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올 1월 서울 마곡 롯데중앙연구소에서 열린 '사장단회의(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신동빈 회장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중요성을 언급한 이후 온라인 사업 전략 변화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신 회장은 특히 AI, 로봇,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롯데의 전 비즈니스에 적용돼 생산성 향상은 물론 물류와 배송시스템 개선,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2020년까지 1개의 쇼핑앱으로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롭스·롯데닷컴 등 주요 유통기업의 모든 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 플랫폼을 구현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에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보이스커머스를 도입한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와 실무진 등은 지난달초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 미국 본사를 방문해 주요 사업전략, 성공사례 등을 확인하는 등 이커머스 사업 전략을 짜기도 했다. 김경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 대표는 "이번 IT 전문 인재 채용은 롯데가 사활을 건 이커머스 사업의 첫 투자이자 첫 단추를 꿰는 것"이라며 "인력 배치가 마무리되면 물류·데이터·시스템 등 가시적인 작업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공룡인 롯데가 인재 영입에 나서면 이커머스 기업 직원들의 이직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개발자 등 일부 직무의 경우 몸값이 오르는 등 스카웃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본부 직원 채용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