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효자' 여름철 수박 주스, 가맹점선 그만 팔게 해달라?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폭염이 지속되는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수박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2018.8.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긴 폭염으로 여름 제철 생과일주스 판매량이 전년보다 최대 40% 이상 늘어났지만 생과일주스 브랜드 가맹점주들은 울상이다.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폭염으로 과일가격이 폭등하면서 비용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가맹본사에 수박주스 등 가격이 오른 과일주스 조기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저가 생과일 주스 대표 브랜드 '쥬씨'의 수박주스는 올해 총 600만잔이 팔렸다. 지난달 27일까지 누적판매량이 400만잔이었지만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달만에 200만잔이 더 판매된 것. 쥬씨는 다음달까지 수박주스 판매량이 700만잔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 500만잔 대비 40%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이같은 인기는 수박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다소 저렴한 수박 주스를 대체 상품으로 찾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KAMIS에 따르면 20일 기준 수박 1개 평균 소매가격은 2만8836원으로 불과 1개월 전(1만8191원)에 비해 1만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수박 1개에 최고 3만2000원까지 판매된다.

수박주스의 선전에 힘입어 쥬씨의 올들어 7월까지의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가맹점주들은 "추석 전 조기에 수박주스 판매를 끝내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유는 소매가격 못지 않게 도매가격도 올랐기 때문이다. 20일 기준 수박 1개 평균 도매가격은 2만6200원이었다. 불과 1개월 전(1만7720원)과 견줘봤을 때 8480원 가량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 14일에는 최고 3만3000원 선에서 거래되는 경우도 있었다.

수박값은 오르는 데 수박주스 가격은 함부로 올릴 수 없다보니 가맹점주 입장에선 고민이 커진 것이다. 수박 오리지널 쥬스는 보통 사이즈가 2000원, 큰 사이즈의 경우 3800원에 판매된다. 쥬씨뿐 아니라 저가 생과일 주스 가맹점주들은 이와 비슷한 고민을 토로한다.

'킹콩쥬스&커피' 관계자는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폭염에 제철 과일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단 많이 판매되는 상황이라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킹콩쥬스&커피 역시 수박주스, 청포도에이드 등 제철 과일 음료 인기에 힘입어 올 여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20% 가량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