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웨이가 스마트폰 내장 AI 속도내는 이유는

AI(인공지능) 기술 분야에서 클라우드형 AI와 온디바이스(On-Device) AI의 기술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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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AI 기술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아마존과 구글의 AI 서비스가 클라우드형이다. AI가 보고 듣고 만지면서 학습하는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두고 무선통신을 통해 서버와 연동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마디로 AI 스피커가 음성명령을 인식하면 클라우드 서버가 사령탑 역할을 맞아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안내하는 방식이다.

자체 생산, 유통하는 기기는 스피커 정도가 전부인 두 회사가 음성인식 AI 초기 시장을 장악한 이유다. 누구든 아마존과 구글의 AI 플랫폼 소프트웨어와 무선통신 기기만 탑재하는 간단한 조치로 음성인식 AI 가전을 출시할 수 있다.

아마존과 구글은 IT·가전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한 기업에서 껍데기(제품)를 빌려 AI 플랫폼 장악력을 키우고 IT·가전 제조사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아마존과 구글에서 알맹이(플랫폼)을 빌려 AI 가전을 내놓는 상부상조 구조다.


문제는 이런 경우 클라우드 서버와 연결이 끊기면 AI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이다. AI 서비스의 영역과 의존도가 확대될수록 클라우드 서버와의 접속 불량에 따른 리스크는 커진다. AI 서비스 의존도가 크지 않은 지금 상황에선 상상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클라우드 서버와 연동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작동하는 AI 서비스, '온디바이스 AI' 연구에 공들이는 게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5개 글로벌 AI센터 가운데 영국 케임브리지 AI센터가 이 분야에서 선행연구를 수행 중이다.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는 스마트폰 같은 기기 자체에 AI 시스템이 내장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서버와의 접속 단절에 대한 걱정 없이 외국어 번역 같은 다소 복잡한 서비스도 더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 사생활 보호에도 탁월하다.

삼성전자가 무엇보다 주목하는 점은 사용자의 특성에 맞춘 개인별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기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의 말투나 표정, 몸짓 등을 보다 정확히 파악해 생활패턴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수월하다.

연간 5억대의 IT·가전 기기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의 경쟁력도 이 부분에서 극대화된다. 삼성전자 케임브리지 AI 센터의 마야 팬틱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는 "삼성전자의 최대 강점은 수많은 기기가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화웨이도 지난해부터 모바일용 AI 전용칩 '기린'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온디바이스 AI 서비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차드 유 화웨이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 기조연설에서 "화웨이의 AI 플랫폼으로 AI 개발 환경을 표준화하겠다"는 포부까지 밝혔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온디바이스 AI 전략은 클라우드형 AI 서비스 역량에서 짧은 기간에 아마존과 구글을 넘어서기 힘든 현실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림수대로 AI 서비스의 중심이 클라우드형에서 온디바이스형으로 옮겨지면 글로벌 AI 전략의 주도권도 재편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