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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진원지 바뀐 금융위기…다시 신흥시장으로

[금융위기 10년(上)]① 아르헨·터키·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 가치 급락…금융위기 이후 부채 급증, 외화보유액도 부족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입력 : 2018.09.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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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대공황이후 최악의 세계경제위기를 몰고 온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이 이달 15일로 10년이다. 각국 중앙은행의 유례없는 초저금리로 미국은 위기에서 벗어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위기의 칼끝은 늘어난 유동성에 취해 부채가 급증한 신흥국들을 다시 향하고 있다.
10년 만에 진원지 바뀐 금융위기…다시 신흥시장으로
월가를 호령하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됐던 세계 금융위기가 10년이 지난 지금 신흥시장 금융위기로 재현될 조짐이다. 신흥국들이 양적완화로 시중에 넘치는 돈을 이용해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지만, 부채에 기댄 성장이 결국 '독'이 돼 돌아온 것이다.

세계 최대 돈줄이던 미국이 긴축을 위해 금리를 올리고, 무역전쟁까지 겹치면서 신흥시장은 통화 가치와 주가지수 폭락, 채권시장 자금 유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를 보여주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통화 지수는 지난 10일 1578.30으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남미의 병자'로 불리는 아르헨티나는 2000년 이후 18년 만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받았으며, 페소화 가치는 올해 50% 넘게 떨어졌다. 재정·경상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는 터키는 미국인 목사 구금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시아의 인도·인도네시아 등 거의 모든 신흥국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했다.

신흥시장 위기의 근본 원인은 '빚'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이 양적완화로 수조 달러 규모의 통화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높은 수익률을 좇아 신흥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신흥국들도 유례없는 낮은 금리의 막대한 자금을 적극 받아들였고, 결국 통제가 어려운 수준의 부채를 떠안게 됐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지난 5월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부채는 237조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 비해 43% 늘었다. 신흥시장 부채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07년 21조달러에서 지난해 63조달러로 세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흥시장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45%에서 210%로 높아졌다.

신흥국들은 채권 발행에도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에 무역전쟁까지 겹치면서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이 조사한 결과로는 지난 6~8월 신흥국 기업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280억달러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0% 줄었다. 신흥국 국채 발행도 40% 감소한 212억달러에 머물렀다.

만기가 다가오는 부채의 상환 부담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으로 3년간 만기가 돌아오는 신흥국 외화표시채권은 3조달러가 넘는데 통화 가치 하락으로 상환 부담은 크게 증가했다. 또 미국 경제가 나 홀로 호황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상 속도를 올릴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더 심해지면 신흥국 통화 가치는 더 추락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신흥국들의 외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0~50%에 달하지만, 상당수가 이를 상환할 여력이 크지 않다"면서 "단기 외채를 갚고,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려면 외화보유액이 충분해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다"고 꼬집었다.

유희석
유희석 heesuk@mt.co.kr

국제경제부 유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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