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친화적인 ‘전도성 실크 접착제’ 개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전도성 실크 접착제 연구논문이 실린 어드밴스드펑셔널머티리얼즈 표지/자료=KAIST

카이스트(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이현주 교수 연구팀이 인간의 몸에 친화적인 실크 고분자를 이용한 생체 적합 전도성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활용해 인간 피부에 잘 붙는 경피형(피부로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 전자소자도 개발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경피형 전자소자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피부는 탄성률이 낮고, 곡률 반경이 작은 데다 지속적으로 움직임이 일어나는 탓에 피부에 부착된 전자소자가 같은 위치를 유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특정 부위의 생체신호를 정밀하게 실시간으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피부에 강하게 붙일 수 있는 접착력이 필요하다. 또 접착제가 피부와 직접 닿기 때문에 피부질환 등을 일으키지 않는 생체적합성도 지녀야 한다.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생체친화적 실크 고분자에 칼슘 이온을 도입해 접착성을 갖도록 한 것이다.

칼슘이온은 물을 흡수하는 능력과 고분자를 결합해주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덕분에 비교적 단단한 실크 고분자에 점탄성 특성이 생긴다.

새로 개발한 실크 고분자는 인체 피부 등 다양한 고분자 기판 경계면에서 물리적으로 결합, 강한 접착 특성을 지니게 된다. 이에 더해 칼슘이온은 실크 접착제가 이온 전도성을 갖도록 돕는다.

연구진은 이런 특성들을 이용해 실크 접착제를 경피형 전자소자로 개발하고 인체 피부 사이에 삽입했다. 이를 통해 고 접착성·유연성 커패시터 터치 센서를 제작에 성공했다. 이는 장기간 부착 가능하며 쉽게 탈·부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제로 인체 장기 조직 중 신축성이 강한 방광 조직에 센서를 집적해 저항 변화를 이용한 변형 정도를 확인, 체내 이식용 전자소자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교수는 "생명 공학 분야에서 장기간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에서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펑셔널머티리얼즈’ 최신호 표지논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