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 '붉은불개미', 대구 건설 현장서 7마리 발견

17일 대구 북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외래 붉은불개미 7마리가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 7월 인천항에서 포집된 붉은불개미. /사진=뉴시스

대구 북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외래 붉은불개미(Solenopsis invicta) 7마리가 발견됐다. 검역 당국은 확산을 막기 위해 분주하다.

18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환경부는 대구 북구 매천동에 위치한 아파트 건설 현장의 조경용 중국산 석재에서 붉은불개미 일개미 7마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아파트 건설 현장 관계자가 붉은불개미 의심 개체를 전날(17일)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속하는 해충이며, 환경부도 지난해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한 바 있다.

그동안 붉은불개미는 수입 식물 검역 대상에서 2017년 6월까지 44차례나 발견됐지만, 조경용 석재에서 붉은불개미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에 검역본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조경용 석재에 대한 실태를 파악해 유입 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일단 당국과 대구시는 주변 지역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붉은불개미 예찰·방제 매뉴얼에 따라 소독과 방제 조치에 나섰다.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지점에 통제 라인을 설치했고, 조경용 석재 120여개에 스프레이로 약제를 살포했다. 이후 비닐로 밀봉 조치까지 취했다.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중국산 석재는 중국 광저우 황푸항에서 출발한 8대 컨테이너를 통해 운반됐다고 알려졌다. 지난 7일 부산 허치슨 부두에 입항했고, 곧바로 감만부두로 옮겨진 이후 화물차에 실어 현장까지 옮겨졌다고 파악됐다.

지난 7월 행정안전부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붉은불개미를 '살인 개미'라고 표현했다. /사진=행정안전부 공식 블로그 갈무리

이렇듯 시와 당국은 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 태세에 돌입했지만 과도한 불안을 부추길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곤충학자 저스틴 슈미트 교수가 비교한 곤충 독성(통증)지수를 보면 붉은불개미는 1.2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꿀벌(2.0)이나 작은 말벌(2.0)보다 낮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공식블로그를 통해 '붉은불개미'와 관련한 대국민 행동요령을 안내하면서 '살인 개미'라는 표현을 사용해 일부에서 비판을 받았다.

앞서 검역본부는 지난 2월 보도자료를 통해 "붉은불개미에 쏘일 경우 통증이나 가려움증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고, 일부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쇼크 반응을 보이기도 하나 대부분 사람들은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붉은불개미가 부산항에서 발견됐을 당시 전문가로 조사에 참여한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꿀벌에 쏘였을 때 과민반응이 1이라면 붉은불개미의 독은 0.2 이하다. 극히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