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이후 서울 분양지연에 초조한 1주택자

삼성물산의 '래미안 리더스원' 조감도 /사진제공=삼성물산

정부가 9·13 대책을 통해 추첨제 청약에서도 무주택자를 우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서울내 분양일정이 잇따라 지연되고 있어 청약을 노리던 1주택자들의 초조함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151,100원 ▲1,000 +0.67%)이 서초구 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리더스원'의 분양이 이달말에서 10월말로 연기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승인이 미뤄진 것이 분양지연으로 이어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HUG와의 분양가 산정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며 “10월말에는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래미안 리더스원은 9.13 대책 발표 이후 강남권에서 분양되는 첫 ‘로또 아파트’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끈다. 래미안 리더스원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400~4500만원대로 예상되며, 지난 1월 인근에 입주한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시세를 감안할 경우 당첨시 억대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롯데건설이 동대문구 전농동에 새로 짓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도 내달 청약이 예상돼 왔으나 인근 집값 급등으로 분양일정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대림산업 (50,500원 ▲900 +1.81%)이 10월 동대문구 용두동에 분양할 예정이었던 ‘e편한세상청계센트럴포레’도 11월 이후로 분양이 밀릴 전망이다.

HUG와의 ‘분양가 줄다리기’가 대부분 분양 지연의 이유지만 서울 신규분양 단지들이 거의 재건축 지역이다보니 여러 인허가 문제들도 만만치 않다.


분양일정이 미뤄지는 일이 업계에서는 다반사지만 이번에 청약 수요자, 특히 1주택자들의 체감은 다르다. 9·13 대책으로 1주택자의 청약 기회가 굉장히 좁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을 분양할 때 전용면적 85m² 이하 물량은 모두 가점제다. 85m²를 초과한 주택 중 50%는 추첨으로, 나머지 50%는 가점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추첨제 물량의 일부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물량은 추첨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추첨 물량의 50~70%가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주택공급규칙 개정안이 마련되는데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와 상관없이 청약을 노리던 1주택자 입장에서는 개정안 마련 전인 2~3개월안에 청약을 해야 기회를 살릴 수 있는데 분양일정이 지연되면서 기회의 시간마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 창구에서는 유주택자인데 이제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것 아니냐는 문의도 종종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HUG의 분양가 통제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주택이 공급되는 만큼 개정안이 실행되기 전까지 여유 자금 있는 유주택자의 청약 경쟁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