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꿀팁]퇴직연금 운용주체는 가입자 '본인'입니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A씨는 최근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증권사로부터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증권사 권유로 가입했던 퇴직연금 상품이 수년전 만기가 도래했는데 그 사실을 몰라 몇년간 1000만원이 넘는 돈을 현금성자산으로 내버려둔 것이다. 현금성자산에 붙는 이자는 연 1% 미만이었다. 증권사에서 가끔 연락이 왔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전화를 받지 않았고 안내문자도 꼼꼼히 읽지 않다 낭패를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자산의 운용주체는 가입자 본인이다. 일부 가입자는 운용지시권자가 본인인데도 운용에 무관심한 경우가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운용지시를 전혀 변경하지 않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DC형은 91.4%, 개인형IRP는 87.6%에 달했다.

금융회사의 역할은 가입자에게 적립금 운용방법을 제시하고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뿐이다. 운용할 상품을 책임지고 결정하는 주체는 가입자 본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운용상품(금융상품)의 만기 도래시 동일 상품으로 운용기간만 연장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상품 변경이 필요한지 적극적으로 판단해 운용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두번째로 명심해야 할 것은 원리금 보장형상품이라도 상품별로 예금자보호법 적용여부와 만기별 적용금리, 중도해지시 적용이율 등이 다르다는 점이다. DC 및 IRP 적립금의 80%가량이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되고 있는데 금리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셋째로 퇴직연금 가입시에는 금융회사, 금융협회,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수익률과 수수료 공시정보를 보고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통상 적립금액에 따라 수수요율이 달라지고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더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퇴직급여는 중도해지하지 말고 가급적 연금으로 수령해야 한다. 55세가 넘어 연금이 개시될 때 연금으로 수령하는 비율은 현재 1.9%에 불과하다. 이직이나 퇴직을 사유로 퇴직급여를 받으면 중도해지하기보다 은퇴할 때까지 잘 관리해 노후 생활을 위해 연금으로 수령할 필요가 있다. 퇴직급여는 가입자의 IRP 계좌로 지급되며 이후 퇴직급여를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퇴직소득세보다 30% 낮은 연금소득세를 적용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