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R&D 투자 10년간 99조원…절반이 매출 발생 '0원'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최근 10년간 중소기업 R&D(연구·개발)에 100조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갔지만 정작 개발한 기술로 매출을 일으킨 곳은 절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중소기업 R&D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중소기업 R&D에 98조8130억원이 투자돼 국가 전체 R&D 투자 금액의 20%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외형적 성장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중 기술개발투자를 하는 업체는 2004년 2만714개에서 2009년 3만1688개, 2016년 4만588개로 증가했다. 또 중소제조업체 수 대비 기술개발투자 업체 비중은 같은 기간 19.5%, 28.5%, 31.4%로 커졌다. 그러면서 기술개발에 성공한 프로젝트를 뜻하는 중소기업 R&D 성공률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평균 93.6%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술개발을 통해 기업이 얻은 경제적 이익은 절반에 불과했다. 1원이라도 매출액이 발생했거나 생산비를 절감했거나 기술이전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 경우를 뜻하는 사업화성공 비율은 4년 평균 50%에 그쳤다. 그나마 2014년 46.8%에서 지난해 51.6%로 소폭 상승했다.

또 중소기업의 부가가치율은 2000년 이후 25% 수준에 정체돼 있고 종사자 1인당 부가가치 증가율도 2004년 9.69%에서 2014년 2.39%로 감소 추세다.

이렇다 보니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2004년 31.3%에서 2014년에 30.6%로 오히려 낮아졌다. 대기업이 100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때 중소기업은 3분의 1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정부가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 역량과 R&D 지원 방식을 양적 확대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자금 지원에 따른 실효성을 따져야 한다"며 "기술개발 단계뿐 아니라 기획과 사업화 단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