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직원 메일 사찰 의혹' KBS 본사 압수수색 무산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사진=뉴시스

'KBS 직원 이메일 사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서울 여의도 KBS 본사를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KBS 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3일 오전 11시20분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여의도 KBS 본사 3층에 있는 '진실과 미래위원회'(진미위) 사무실 등 3곳에 수사관 15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KBS 법률팀 등 직원들의 반발로 오후 2시쯤 철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무실의 개인 컴퓨터 내에 있는 파일을 선별해 출력해야 하는 특성상 협조가 불가피한데 근무시간이라는 이유 등으로 협조를 받지 못했다"며 "필요한 자료를 어떻게 확보할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S 3노조(공영노조)는 진미위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KBS 기자들이 작성한 성명서와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홍보자료 등을 조사하면서 기자들의 사내 전산망 이메일을 몰래 들여다봤다며 올해 7월 영등포경찰서에 복진선 진미위 단장 등을 고발했다.

진미위는 양승동 KBS 사장이 취임하면서 불공정 방송과 부당 노동행위 등에 대한 조사를 위해 출범한 기구다. 현재 KBS에는 교섭대표 노조이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인 1노조, KBS노동조합인 2노조, 우파 성향의 3노조 등 3개 노조가 있다.

진미위는 출범이후 KBS 3노조와 갈등을 빚어왔다. KBS 3노조는 올해 7월에 서울남부지법에 진미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달 17일 진미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의 일부를 받아들여 진미위가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당시 법원은 진미위가 근로자에게 불리한 운영규정을 만들면서도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아 절차상 위법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