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가격 도미노 인상…매일유업에 쏠리는 눈

유업계가 유제품 가격 도미노 인상에 나서면서 매일유업에 관심이 쏠린다. 매출 기준 유업계 1위지만, 아직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아 기대감이 있다.

23일 매일유업 (8,040원 ▲40 +0.50%)은 전일대비 700원(0.85%) 올라 8만33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가 2100선이 무너질 정도로 급락한 가운데서도 매일유업은 강보합세를 나타내며 강한 체력을 나타냈다. 반면 남양유업 (509,000원 ▲9,000 +1.80%)은 이날 1.92% 떨어져 61만4000원에 마쳤다. 장중 52주 신저가(61만100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매일유업 주가가 폭락장에서도 버틴 것은 △우유값 인상 호재 △중국 조제분유 수출 회복세 △3분기 호실적 기대감 3박자가 겹쳐져서다.

매일유업과 매일홀딩스 (8,040원 ▲40 +0.50%)는 지난해 중국 사드 사태로 조제분유 수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 속 주가가 급락했다. 매일홀딩스는 여전히 주가가 좋지 않지만, 사업회사인 매일유업은 올 3월말 최저가(6만2000원)을 찍고 반등세다. 4월 이후 이날까지 34%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매일유업 주가가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최근 조정장세 속 부진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가장 기대가 큰 것은 우유 판매가격 인상이다.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는 지난달 원유수매 가격을 1ℓ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 인상했다. 이에 서울우유가 지난 8월 흰우유 1ℓ 제품 가격을 3.6% 올렸고, 남양유업은 지난 16일 유제품 가격을 평균 4.5% 인상했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이 모두 가격 인상을 단행한 뒤라, 매일유업은 부담없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가격을 인상하면 흰우유 사업 적자가 줄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 2년전 낙농진흥회가 원유값을 1ℓ당 18원 인하했을 때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판매가를 인하하지 않고 버텨 수익성이 개선됐다. 당시 증권가는 2016년 3분기 매일유업 원유비용이 20억원 가량 축소됐다고 추정했다. 이번에도 수익성 개선 기대감은 유효하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남양유업과 동일한 4.5%를 올릴 경우 내년 영업이익이 약 7.1%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조제분유 매출도 회복세다. 미래에셋대우는 전년 동기 대비 분유 수출액 증가율을 1분기 3%, 2분기 43%, 3분기 57%로 추정했다.

111년만의 폭염 덕분에 고마진 제품인 컵커피, 가공유 등 음료 판매가 늘면서 3분기 호실적도 예고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우호적인 날씨 덕분에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473억원, 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2%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매일유업 관계자는 "흰우유 사업 적자가 지속되는 것은 맞다"면서도 "가격 인상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