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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날]10시간 서서, 기침도 조심…‘감독관’도 사람입니다

[바꿔주세요, 수능-③]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감독관 처우 개선 시급…"교사 인권도 신경써 주세요"

머니투데이 김건휘 인턴기자 |입력 : 2018.11.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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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고사장에서 감독관들이 수험생들의 전자기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고사장에서 감독관들이 수험생들의 전자기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인천 연수구의 한 고등학교에 근무 중인 A 교사(36)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았다. 그는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앞두고 끝까지 학생들을 챙기며 '고3 담임'의 역할을 다하는 중이다. 하지만 수능 날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올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감독관'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A 교사는 “수능 감독관은 몇 번을 해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며 "종일 꼼짝 않고 서 있는 게 고역이고, 혹시 모를 민원도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다가오는 15일 치러지는 2019학년도 수능 시험 감독관으로 총 7만5600여명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교사들은 이 인원을 채우기 위해 감독관 지원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교사들은 보통 수능 감독관을 맡길 꺼린다. 수능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험이다. 새벽부터 온종일 긴장한 채 서 있어야 하며, 자칫 문제라도 생기면 큰 책임이 따라올 수 있다. 이에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되는 교사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능 감독관을 하며 느끼는 신체적·정신적 부담은 결코 작지 않다고 한다.

일단 감독관들은 수능 당일 오전 7시30분까지 출근해 10시간 넘게 서 있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수험생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야 한다. 이를테면 또각또각 소리가 날 수 있는 구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날만한 재질의 옷, 향수 등을 피해야 하는 식이다. 혹여 문제가 생기거나 민원 등이 들어오면 징계 및 금전적 손해배상 등을 감수해야 하기에 조심스럽다.

예비소집일을 포함한 이틀 치 감독관 수당은 12만∼13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사진=머니투데이DB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사진=머니투데이DB

이에 최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성명을 내 "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 해결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측은 이와 함께 현직 중·고교 교사 5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공개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7명이 수능 감독이 심리적(71.8%)·체력적(71.5%)으로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개선이 가장 시급한 부분으로는 ‘감독용 키높이 의자 배치’(67.3%)를 꼽았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는 과도한 부담을 떠넘기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머니투데이는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6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정성식 회장과 유선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회장은 현장의 고충이 알려져 다행이라면서도 아직 해결된 것은 없어 답답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수능 감독관들은 마치 위병소에서 보초 서는 군인들처럼 장시간을 서서 버틴다고 한다. 이에 다음날 몸살이 나는 교사들이 많으며 긴장한 상태로 오래 서 있다가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쓰러진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쇼핑 사이트에 '키높이 의자'라고 검색해 보면 다양한 종류의 의자를 찾을 수 있다. 인터뷰에 응한 교사는 바(Bar) 등지에서 쓰는 키높이 의자같은 게 있으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쇼핑 사이트 캡처
쇼핑 사이트에 '키높이 의자'라고 검색해 보면 다양한 종류의 의자를 찾을 수 있다. 인터뷰에 응한 교사는 바(Bar) 등지에서 쓰는 키높이 의자같은 게 있으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쇼핑 사이트 캡처
그는 "왜 교사들의 문제는 소극적으로 대처하는가"라며 섭섭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교사들이 요구한 '감독용 키높이 의자'의 도입을 예로 들었다.

정 회장은 "키높이 의자 하나에 4만원 정도다. 이 정도면 시·도에서 도와줄 수 있는 금액 아닌가"라며 "일단 구매를 하면 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를 볼 때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너무 힘드니까 앉아서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교사들의 솔직한 바람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하지정맥류 등으로 고생하는 교사들은 사비로라도 구입해서 사용하고 싶어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는 "설문조사를 많이 해봤지만 불과 사흘 만에 5천명 넘게 응답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수능 감독관 처우 문제가 그만큼 민감하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한편 얼마 전에는 "수능 감독관도 필요에 따라 앉아서 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마감된 해당 청원은 15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를 두고 한 고등학교 교사는 "탐구 영역 같은 경우는 감독이 세 명이나 된다"라며 "한 명 정도는 번갈아 가며 앉아서 감독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키높이 의자를 배치하면 물론 좋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당장 올해부터 이룰 수 있지 않냐"며 교사의 인권도 생각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건휘
김건휘 topgun@mt.co.kr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김건휘입니다.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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