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15년 만에 최악 인플레… "고점 찍었다" 의견도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지난 5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사람들이 환전소 앞을 지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터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25%를 돌파하며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터키의 10월 물가상승률이 연율로 25.2%(월 2.67% 상승)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9월의 물가상승률 24.52%를 넘은 것으로, 2003년 6월 터키 통계청이 현행 물가지수 산출법을 도입한 이래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터키 리라화 가치 하락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때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던 리라화 가치는 최근 회복하며 연초 대비 30%가량 하락한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16분 기준 달러당 리라화는 5.322리라이다.

고물가로 인해 터키 중앙은행으로서는 리라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어렵게 됐다. 티모시 애쉬 블루베이자산관리 전략가는 "물가상승률이 시장 기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중앙은행은 추가 금리인상을 꺼릴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금리인상이) 경기 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기존 17.75%에서 24%로 대폭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통화가치 회복세에 힘입어 금리를 동결했다.

일각에서는 한달 전보다 0.7%포인트 증가한 터키 물가상승률이 고점을 찍었으며 이후 중앙은행이 오히려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이슨 투베이 캐피털이코노믹스 신흥국 이코노미스트는 "터키 중앙은행이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인 1주 레포금리를 24%에서 20%으로 인하할 것으로 본다"면서 "정부 압박 등에 못 이겨 통화 완화를 너무 빠르게 진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베라트 알바라이크 터키 재무부 장관은 10월 물가상승률이 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터키 정부는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을 각각 20.8%와 15.9%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