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韓정부 조선업 지원" WTO 제소 추진… 징용판결 보복?

머니투데이

김준석 인턴기자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뉴시스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의 조선업계 지원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며 WTO에 제소할 뜻을 밝혔다고 6일 일본 NHK가 보도했다. 국내 강제징용 판결 일주일도 안돼 나온 일본 측의 움직임이다.

NHK는 보도에서 "한국 정부가 약 12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우조선해양이 저가에 선박 건조를 수주하면서 시장가격을 왜곡하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하고, "일본이 이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한국 측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아 WTO 제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제소하려는 근거는 WTO 보조금 규정이다. WTO는 정부의 개별 기업 혹은 특정 산업에 대한 자금 투입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 측은 이에 대해 "개별 금융기관의 주체적 판단에 기초한 지원"이라는 입장이다.

NHK는 지난달 중순 한일 정부 간 대우조선 관련 협의가 있었으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전하고, 일본 측이 WTO 제소의 첫 절차인 양자협의를 조만간 한국에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TO 분쟁해결절차에 따르면 제소국이 협의를 요청하면 상대국은 10일 내에 응해 30일 내 협의를 개시하며 60일 내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 분쟁 해결에 실패하면 1심인 WTO 패널 심의로 넘어가며, 이 결과에 불복한 국가는 2심에 해당하는 상급위원회의 심리를 요청할 수 있다.

NHK는 특히 "한국 대법원이 먼저 징용재판에서 일본기업에 배상을 명하는 판결을 냈다"며 "일본 정부가 비판하며 관계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향후 한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언급해 지난달 말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과의 관련성에 주목했다.

지난달 30일 한국 대법원은 신일철주금(옛 일본제철)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으며, 일본 측은 "국제재판을 포함해 모든 안을 놓고 대응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현재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일본산 공기압 전송용 밸브에 대한 반덤핑 관세, 일본산 스테인리스 스틸바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3건에 대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WTO에 제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