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전직 대법관 첫소환…차한성 비공개 조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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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성 전 대법관. 2014.3.3/뉴스1

검찰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지연 의혹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차한성 전 대법관(61·사법연수원 7기)을 소환조사 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7일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사건 등과 관련해 차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조사했다고 9일 밝혔다.


차 전 대법관은 오전 10시부터 11시쯤부터 오후 11시쯤까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사건 관여 정도와 차 전 대법관이 소환 조사에 응할 수 있는 부분 등을 고려해 비공개로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 중심에 서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16기) 구속영장 청구서에 차 전 대법관을 비롯해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지난 9월말에는 차 전 대법관의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

차 전 대법관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인 2011년 10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그는 행정처장을 지내면서 청와대와 일제 강제징용 재판 소송 지연 등을 논의한 것으로 의심 받는다.


검찰은 차 전 대법관이 지난 2013년 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삼청동 비서실 공관에서 회동,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과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자리에는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회동에서 김 전 실장이 소송 지연 및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은 청와대의 이와 같은 요구를 들어주고 법관 해외 파견 등과 관련해 청와대 및 외교부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의심된다.

또한 행정처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 독일의 '기억책임미래 재단'과 같은 재단을 설립, 1인당 수백만원 선에서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서 차 전 대법관은 공관 회동과 재판 지연 등에 대해 사실관계 전반을 인정하며 청와대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진술 내용 등을 검토한 뒤 재소환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차 전 대법관을 시작으로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을 향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 주말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징용 소송 지연을 비롯해 대법원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개입한 의심을 받는다. 고 전 대법관은 행정처가 부산 스폰서 판사 비리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재판에 개입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검찰은 수사의 중요성, 국민의 알권리 등을 고려해 조사 방법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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