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거절됐던 9등급도 '승인'…머신러닝 활용 늘리는 저축銀

저축은행업계에 머신러닝을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CSS) 도입이 늘고 있다. 더 정교한 대출심사를 통해 저신용자도 고객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연체 리스크를 줄여 수익 안정성도 높일 수 있어서다.

1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JT친애저축은행은 기존 신용등급평가 체계에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평가 고도화를 위해 머신러닝 기법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머신러닝 기반의 CSS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웰컴저축은행,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유진저축은행 네 곳이다. 웰컴저축은행이 2015년 말 가장 먼저 머신러닝 활용에 나섰으며 유진저축은행은 2016년말, SBI저축은행은 지난해초에 차례로 머신러닝 기반의 CSS를 도입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신용대출 심사에 한해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하다 올들어 전체 가계대출로 확대했다.


머신러닝 기반의 CSS는 신용평가 시 고객들의 과거 금융거래 이력은 물론 직업, 연봉, 자산규모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 분석해 대출 상환능력을 평가한다. 이를 고객에게 적용하면 기존 신용등급보다 더 정교한 대출심사가 가능해진다.

실제로 웰컴저축은행이 올 상반기 머신러닝 기반의 CSS 고도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체 차주의 약 5%가 기존 CSS 적용 때보다 신용등급이 개선됐다. 그만큼 대출 승인 대상자가 확대됐다는 의미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의 8~9등급 저신용자들은 대출 자체가 어렵지만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하면 이들의 대출 상환능력을 더 정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대출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며 “같은 신용등급 내에서도 차별화된 대출심사가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신러닝 기반의 CSS를 도입하면 더 정밀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져 연체 등 부실 발생률도 낮아진다. 웰컴저축은행은 연체율이 머신러닝을 도입한 2015년말 4.21%에서 올 상반기 3.01%로 1.20%포인트 하락했다. SBI저축은행과 유진저축은행도 머신러닝 도입 이후 연체율이 하락세다.

연체율이 낮아지면 추가 이익이 확보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부 분석 결과 머신러닝 도입으로 연간 연체율이 1.5%포인트 하락하면 매년 최소 50억원의 순익이 확보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저축은행 차주들의 평균 대출만기를 고려하면 2년은 지나야 연체율 하락에 따른 순익 확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머신러닝은 최소 2년 이상 시행해야 연체율 하락 등 직접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일찍 도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