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경찰, '무늬만 경찰' 오명 벗을까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제주도는 지난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에 의거해 전국 최초로 자치경찰을 도입했다. 하지만 국가경찰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인력에 수사권이 없는 순찰·예방 중심의 업무를 맡다 보니 '무늬만 경찰'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13일 행정안전부, 자치경찰제특별위원회(이하 자치경찰특위) 등에 따르면 제주자치경찰단은 지난 2006년 제주지방경찰청 정원의 10%인 127명으로 창설됐으며, 현재 인력은 제주지방경찰청(1681명)의 8%(137명) 수준에 불과하다.

제주자치경찰단은 자치경찰단장(경무관)을 필두로 밑에 경찰정책관이 있고, 생활안전·관광경찰 2개과와 1지역대(서귀포), 교통정보센터로 구성돼있다.

제주자치경찰은 지금껏 주민의 생활안전, 지역 교통활동, 공공시설 및 지역행사장 경비, 관광객 안내, 환경·위생·산림 등 17종의 사법경찰관리 직무를 수행하는 등 주민과 관광객에게 생활밀착형 치안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부족한 인력, 수사권이 없는 순찰·예방 중심의 제한적 권한, 초기 이관 인력에 한정된 국가재정 지원 등으로 본연의 자치경찰 역할 수행에 한계가 있었다. 예컨대 제주자치경찰은 교통 범칙금 미납자가 발생해도 즉결심판 청구권한이 없어 이를 관할 국가 경찰로 이첩해야 하는 등 업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주민들은 자치경찰과 관련, 생활에 밀접한 민생치안 실현은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예산·권한 등이 모두 부족해 자치경찰제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고, 수사권 등 별다른 권한이 없다보니 주민들 사이에서는 '무늬만 경찰'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자치경찰특위는 제주도의 사례를 검토한 결과 자치경찰이 실질적인 치안력을 갖도록 하기 위해 국가경찰 대비 자치경찰 인력을 36%까지 대폭 확대하고, 지역 민생치안 관련 사무이양 및 관련 수사권 부여, 국가 재정부담 등을 결정했다.

특위 안에 따르면 앞으로 자치경찰은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교통, 지역경비 등 주민밀착 민생치안활동은 물론 이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 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교통사고·음주운전·공무수행 방해 수사를 맡게 된다. 사건이 발생할 경우 초동 조치권도 갖게 되는 등 많은 국가경찰 사무를 이관받게 된다.

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부위원장(자치경찰특위 위원장)은 "현재 제주 자치경찰과 기본적인 틀이 다르다"며 "내년부터 도입할 자치경찰은 수사권도 가지고 있고 병력도 4.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